유엔사 "월북 미군 관련 JSA 채널 대화"…'핑크폰' 주목
유엔사 "월북 미군 관련 JSA 채널 대화"…'핑크폰' 주목
  • 뉴시스
  • 승인 2023.07.2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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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부사령관 "월북 미군 안전 최우선 과제…복잡한 상황"
지난 18일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도중 월북한 주한미군 이등병 트래비스 킹 가족이 언론에 제공한 킹의 사진.

김난영 특파원 = 유엔군사령부가 월북한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23) 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앤드루 해리슨 유엔군 부사령관이 외신 상대 기자회견에서 "휴전 협정하에 확립된 장치를 통해 북한군과 대화가 개시됐다"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휴전 협정하에 확립된 장치란 이른바 '핑크폰'이라고 불리는 JSA 판문점 남측 유엔사 일직장교 사무실 전화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전화기는 양측 연락 담당자를 직통 연결한다.

밝은 분홍색에 숫자 버튼이 달린 옛날 전화기 모습으로, 유엔사가 지난 2020년 사진으로 공개한 바 있다. 유엔사는 매일 하루 두 차례씩 해당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는 "평화협정이 서명되지 않았기에 한국은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전쟁 중"이라며 "미국은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지만, (핑크폰) 라인은 그들이 소통하는 통상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핑크폰 외에 그간 킹 이병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대북 채널로는 뉴욕 주재 북한대표부 및 스웨덴 데사관 등이 거론돼 왔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이날 킹 이병 월북 경위 등을 두고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최우선 과제는 킹의 안위"라고 했다. 다만 협상 세부 내용에 관해서는 민감성을 이유로 말을 아꼈다.

그는 "확실히 누군가의 안위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우리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라며 "현재 소통에 관해 너무 많은 세부 사항을 언급하거나 가정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했다.

그는 다만 "이 문제가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면서도 "나는 낙관주의자의 삶을 살아왔고 여전히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해리슨 부사령관에 따르면 현재 JSA는 월북 사건 이후 관광객 접근이 통제됐으며, 당분간은 견학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킹 이병이 망명자 등으로 분류됐는지 묻는 말에 "미국 군인이라는 점 외에 다른 분류를 두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 측 분류에 관해서는 따로 자신이 설명하지 않았다.

킹은 당초 본국 송환을 위해 공항으로 호송됐다. 그러나 호송 담당자들은 게이트까지 동행하지 못했고, 이후 킹은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고 판문점 JSA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킹은 지난 19일 JSA 견학 도중 무단 월북했다. 미국 당국 등은 현재 킹이 북한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킹의 월북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북한의 잇단 탄도 미사일 발사와 미 전략 자산의 한반도 배치로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앞서 미국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머물렀다. 미국 SSBN이 한국을 찾은 것은 1980년대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켄터키함에 이어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이 24일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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