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세븐', 완성도·매력으로 빌보드 '핫100' 1위 예견됐다
정국 '세븐', 완성도·매력으로 빌보드 '핫100' 1위 예견됐다
  • 뉴시스
  • 승인 2023.07.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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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아미' 기반 삼은 이상의 의미
방탄소년단 정국. 

이재훈 기자 =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첫 공식 솔로 싱글 '세븐(Seven)'(feat. Latto)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건, 팬덤 '아미'를 기반 삼은 인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24일(현지시간) 빌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매된 정국의 '세븐'은 29일 자 '핫100'에서 정상에 올랐다.

특히 막판에 무섭고 치고 올라온 미국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알딘 '트라이 댓 인 어 스몰 타운(Try That In A Small Town)', 최근 몇달 동안 1위 자리를 몇 차례 내주고도 다시 탈환한 뚝심의 미국 컨트리 스타 모건 월렌의 장기 흥행곡 '라스트 나이트' 등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두 곡은 최근 미국 보수파들이 저마다 정치적인 목적성을 갖고 현지에서 맹렬하게 스트리밍하는 곡들이다. '세븐'은 이런 사나운 기운 속에서도, 진입 첫 주에 1위를 차지하는 '핫샷' 데뷔에 성공했다.

1958년 8월 '핫 100' 차트 집계가 시작된 이래 '세븐'까지 1위 곡은 1151개에 달하지만, 발매 즉시 1위로 직행한 '핫샷' 데뷔는 '세븐'을 포함해 68곡에 불과하다.

특히 충성도가 높은 팬덤이 많은 K팝 아티스트에게 다소 불리한, 아티스트 공식 홈페이지 내 다운 받은 음원 등의 점수를 합산하지 않기로 최근 빌보드가 결정한 이후의 성적이라 더 의미가 크다.

이번 '세븐'의 '핫100' 상위권 성적은 예상됐다. 정국 표 서머송이라 불린 이 곡은 흥행 요소가 골고루 맞물려 있다.

정국의 청량한 보컬에 감미로움을 더해 일단 듣기 좋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따뜻한 사운드의 어쿠스틱 기타, 1990년대 영국에서 발생한 전자음악 하위 장르인 'UK 개러지(garage)' 장르의 리듬이 한데 어우러졌다.

사랑하는 사람과 일주일 내내 함께하고 싶다는 내용의 가사를 담은 정열적 세레나데인데 영어곡이라 영미권에서 방탄소년단과 정국의 이름값을 타고 자연스럽게 울려 퍼졌다.

이와 함께 '세븐'은 클린(Clean) 버전과 좀 더 과감한 가사가 담긴 익스플리싯(Explicit·솔직한) 버전으로 발매됐다. 좀 더 섹시한 면이 부각된 익스플리싯 버전은 그간 애정의 영역에서 정제된 면모를 주로 보여준 K팝 아이돌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로 주목 받았다. 일부에선 익스플리싯 버전에 대해 '더티(Dirty) 버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국은 글로벌 팬 커뮤니티 위버스 라이브 방송에서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건 솔직한 것이다. 난 항상 새로운 걸 찾고 싶다"고 했다. 서구 팬들은 이런 정국의 과감한 면을 더 높이 샀고 차트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울러 위크데이 버전, 위크엔드 버전 등 '세븐'의 다양한 리믹스 버전도 이 곡을 계속 환기키는데 보탬이 됐다.

또 곡 작업부터 뮤직비디오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창작진들이 힘이 보탠 것도 곡의 완성도를 탄탄하게 하는 데 기여했다. 그래미상 수상 이력을 가진 음악 프로듀서 겸 작곡가 앤드류 와트(Andrew Watt), 서킷(Cirkut)이 '세븐'의 프로듀서와 곡 작업에 참여했다.

'러브 블록버스터'를 연상케 한 작품으로 25일 기준 1억뷰를 넘긴 뮤직비디오는 해리 스타일스, 카디비 등과 작업한 브래들리 & 파블로(Bradley Bell and Pablo Jones-Soler)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곡이든 뮤직비디오든 만듦새가 세련됐고, 정국의 매력으로 인해 근사함이 더해졌다. 뮤직비디오의 경우엔 배우 한소희가 출연해 극 중 신비로움을 보탠 건 물론 각종 어려움을 뚫고 사랑을 외치는 정국의 연기에도 설득력을 더했다.

여기에 정국은 미국 방송사 ABC 대표 아침 뉴스 프로그램 '굿 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GMA)의 '2023 서머 콘서트 시리즈(Summer Concert Series)' 첫 주자, 영국 BBC 라디오 1 '라이브 라운지'와 영국 BBC의 인기 토크쇼 '더 원 쇼(The One Show)' 출연 등 영미권 주요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며 방탄소년단 멤버뿐 아니라 솔로로서도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정국이 솔로 자격으로 '핫100'에 진입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찰리 푸스와 협업한 '레프트 앤드 라이트'로 22위, 하이브 오리지널 웹툰 OST '스테이 얼라이브(Stay Alive)'로 95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 앨범 '맵 오브 더 솔 : 7'에 실렸던 솔로곡 '시차'(My Time)로 84위에 오른 적 있다.

K팝 솔로 가수가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지난 4월 방탄소년단 다른 멤버 지민의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금까지 K팝 가수 중 '핫 100'에서 정상에 오른 경우는 정국과 지민을 비롯 두 사람이 속한 방탄소년단 뿐이다. 이 팀은 '다이너마이트'를 시작으로 총 6곡을 '핫100'에 올렸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이번 정국의 1위로 팀 1위는 물론 '핫100' 정상에 오른 멤버가 두 명 이상 속한 아홉 번째 그룹이 됐다. 이들에 앞서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 미국 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 미국 걸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 영국 보이그룹 '원 디렉션 등이 이 같은 기록을 썼다.

향후 과제는 차트 상위권에서 '세븐'이 얼마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냐다. 미국 팝 신에서도 대목인 여름이라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대거 컴백하는 만큼 수성이 만만치 않지만 곡의 대중성과 정국의 매력에 힘 입어 오랜기간 차트 상위권은 유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정국은 '핫100' 1위 소식 직후 글로벌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더 위로 가자"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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