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신림 '살인 예고글'…"형사처벌 가능성"
잇따르는 신림 '살인 예고글'…"형사처벌 가능성"
  • 뉴시스
  • 승인 2023.07.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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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 사건 후 닷새 동안 2건…경찰 수사
범행 영상 퍼진 상황서 시민들 불안 가중
조수정 기자 = 지난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칼부림 사건 현장 인근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공간은 사건 발생일인 21일부터 일주일인 27일까지 운영한다.  

위용성 기자 = 지난 21일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이후 닷새 동안 같은 지역에서 '살인을 하겠다'고 예고하는 온라인 글이 두 차례나 올라와 시민 불안을 더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10시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살인 예고글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이 글은 '신림역 일대에서 여성을 강간 살인하겠다'는 내용으로, 여자 아이돌로 추정되는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고 한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하루 전인 24일에도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수요일날 신림역에서 한녀(한국여성) 20명 죽일 것이다"라는 제목의 살인 예고글이 게시된 바 있다. 글 작성자는 30㎝가 넘는 흉기 구매 내역도 함께 첨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당 글을 작성한 20대 남성은 경찰에 직접 찾아와 자수,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전날 협박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잔혹한 범죄가 발생한 직후 이처럼 온라인에서 유사 범행을 예고하는 글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은 공포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각종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조씨의 범행 영상이 여과 없이 확산돼 모방 범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과 성별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글은 실질적인 위협을 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글 작성자 중 한 명이 언론보도 직후 경찰에 자수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이들이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행위였다'는 식으로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배상훈 우석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익명의 온라인 공간에서는 자신의 게시글에 다수 비난성 댓글이 달리는 것 만으로도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신림역 흉기난동'과 같이 특정 명칭까지 붙은 큰 사건일수록 관심을 얻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자극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단순히 관심을 얻기 위한 글이라고 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누구나 읽고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글을 작성했으니 경찰 수사 내용에 따라 협박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며 "만약 글 내용처럼 실제 흉기까지 준비했다면 살인 예비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33)의 신상공개를 이날 결정했다. 그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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