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공매도에…소액 주주들 뿔났다
사상 최대 공매도에…소액 주주들 뿔났다
  • 뉴시스
  • 승인 2023.08.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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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달 공매도 23조 육박…2차전지주에 집중
불법공매도 조사 촉구도
연합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2일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불법공매도 조사 촉구 집회를 열었다.

우연수 기자 = 지난달 공매도 거래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소액 주주 사이에서 불법 공매도에 대한 불신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 순매수가 쏠린 2차전지주에 공매도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공매도 세력에 대한 반감과 더불어 불법 공매도 의혹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대형 2차전지주들의 가격이 하루 새 30% 넘게 오르내리면서 일부 소액 주주들은 당국에 불법공매도 조사까지 촉구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연합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2일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불법 공매도 조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 26~27일 대형 2차전지주들의 가격이 하루새 30% 넘게 오르내린 현상 뒤에 불법 공매도가 있을 수 있다며 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당시 이틀간 에코프로는 129만3000원에서 최저 96만1000원까지 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20%, 포스코홀딩스는 15% 내렸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26일 오후 1시경만 해도 이차전지 대형종목들이 20% 내외로 상승하다가 불과 한시간여 만에 급락세로 전환했다"며 "2차전지 폭락 사태에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있었는지에 대해 금감원의 엄정 조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또 한투연은 지난달 27~28일 이틀 간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가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시장조성자 증권사들에서 2185억원어치의 공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에코프로비엠 공매도의 이틀 합산액은 포스코홀딩스(3634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성자는 촘촘한 호가를 제시해 거래 상대방이 돼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공매도가 가능하다.

한투연은 "시장조성자는 유동성이 부족할 때 개입해야 하는데, 에코프로비엠의 27~28일 유동성은 충분했기 때문에 시장조성자 개입이 필요없었다"며 "금감원과 거래소는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2차전지주가 소위 개인과 공매도 간의 전선(戰線)이 됐다고 보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개인 순매수 1~4위에 2차전지 관련주(포스코홀딩스·LG화학·에코프로·엘앤에프)가 이름을 올렸는데 그만큼 공매도도 집중되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 내려야 이익을 보는 거래이기 때문에, 공매도 잔고가 많으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때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지난달 26일 기준 포스코홀딩스는 공매도 잔고 1위(1조1665억원)에 이름을 올렸으며 코스닥 시장에서도 전체 1·2위를 에코프로비엠(1조2655억원)과 엘앤에프(5176억원)가 차지했다. 7월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의 공매도 거래액은 22조8722억원으로 집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들 2차전지주에 공매도가 집중된 것이다.

다만 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이론적으로 공매도를 통해 주가를 내리는 건 불가능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와 주가 하락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으며, 업틱룰 규정 때문에 시가보다 낮게 주문을 넣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공매도 조사 부서 관계자는 "2차전지주를 둘러싼 공매도 의혹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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