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재, 귀하신 몸"…삼성·SK, 적자에도 '보너스' 준다
"반도체 인재, 귀하신 몸"…삼성·SK, 적자에도 '보너스' 준다
  • 뉴시스
  • 승인 2023.08.0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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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위기극복 격려금 지급
삼성전자, 상반기 '기본급 25%' 성과급
반도체 인력 부족 지속…美, 6.7만개 부족
]올 상반기 15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도 임직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 

이현주 기자 = 올 상반기 15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도 임직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한다. 누적된 적자에도 '귀하신 몸'이 된 반도체 인재를 홀대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전 직원에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2023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전임직 노조와 도출했다. 노조는 이날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치며, 가결될 경우 오는 10일 격려금을 지급한다.

격려금은 성과급(PI) 대신 지급된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목표에 따라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최대 기본급 100%까지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해왔으나 올해는 적자 누적으로 PI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 올 1분기 3조4023억원 적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올린 것이다. 상반기 적자만 총 6조2844억원에 달한다.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인상률을 4.5%로 정하고,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점에 이를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이에 추가 협상 끝에 격려금을 지급키로 다시 합의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올해 상반기 사업부별 목표달성장려금(TAI) 규모를 월 기본급 25%로 책정했다.

TAI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 중 하나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지급된다. 실적을 기반으로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합쳐 최대 월 기본급의 100%까지 차등 지급한다.

2015년부터 DS부문 직원들은 항상 최대 수준인 '기본급 100%' TAI를 받았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며 실적이 부진하자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기본급의 50%까지 감소했다가 올해 상반기 25%로 급감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 2분기 매출 14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36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28조5000억원 대비 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조980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적자는 1·2분기를 합치면 8조9400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만성화된 인력 부족으로 '귀하신 몸'이 된 반도체 인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고급 인재를 경쟁업체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매년 1600명의 인력이 부족하지만 매년 대학에서 관련 전공 졸업생은 650명에 불과하고 고급 인재로 분류되는 석·박사급 인재는 150여 명에 그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대학과 협력해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턱없이 모자라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도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는 계속 지적되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최근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2030년까지 미국에 11만5000개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현재 학위 수여율을 감안하면 6만7000개가 채워지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현재 추세로는 2030년 미국 반도체 산업에 46만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6만7000개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반도체 인력 부족으로 미국의 반도체 생산 계획이 차질을 빚는 사례도 등장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2024년 애리조나 공장을 가동하고 생산에 돌입하려 했으나 기술 인력 부족을 이유로 공장 가동을 1년 연기해 2025년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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