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효과 입증 '유방암 영상진단법', 세계 표준됐다
국내 첫 효과 입증 '유방암 영상진단법', 세계 표준됐다
  • 뉴시스
  • 승인 2023.08.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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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검사 어려운 재발·전이 유방암
통증없이 정확히 진단해 최적 치료”
김성배 서울아산병원 유방암센터장이 유방암이 재발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백영미 기자 = 국내 의료진이 연구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성호르몬 수용체 영상 진단법이 전 세계 표준검사가 됐다. 여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의 70%에 해당된다. 조직검사가 어려웠던 환자들도 15분 내외의 영상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해져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여성호르몬 수용체 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4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유방암센터(핵의학과 문대혁·한상원 교수·종양내과 김성배 교수·유방외과 이종원 교수팀)가 안전성과 유효성을 첫 입증한 '18F-FES(Fluoroestradiol)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가 세계적 암 치료 기준을 선도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의 가이드라인으로 최근 발표됐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여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져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유방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된 경우에도 여성호르몬 수용체 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법이 결정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이때 재발한 부위가 여러 곳이거나 전이된 위치에 따라 조직검사가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 이 경우 18F-FES PET 검사를 표준 진단검사의 하나로 사용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18F-FES PET 검사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생물학적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18F-FES 약물을 주입한 뒤 PET 검사를 통해 유방암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진단하는 검사다. 조직검사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 영상촬영만으로 몸 전체에 전이된 병변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다. 소요시간은 15분 내외로 아주 짧다. 통증도 없어 환자들이 조직검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암센터는 18F-FES PET 검사의 개발과 임상을 주도했고 연구 결과는 핵의학 분야 저명 학회인 미국핵의학회와 대한핵의학회가 18F-FES PET 검사의 적정 이용 기준(Appropriate use criteria)을 발표할 때 주요 근거로 채택되기도 했다.

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연구를 진행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18F-FES PET 검사가 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으로 권고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직검사가 어렵거나 불가능했던 재발 혹은 전이된 전 세계의 유방암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고 정확하게 여성호르몬 수용체 여부를 진단받고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고 맞춤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글로벌 연구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유방암센터소장)는 “18F-FES PET 등과 같은 유방암 진단 기술 발전에 더불어 항암제, 항호르몬, 방사선 등 치료법도 점차 발전하면서 유방암 5년 생존율이 95%를 바라보고 있다"며 "특히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유방암 중에서도 늦은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수용체가 변하기도 하지만, 환자들이 희망을 놓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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