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차질에 자잿값 상승…서울 분양가 10억은 이제 기본
주택 공급 차질에 자잿값 상승…서울 분양가 10억은 이제 기본
  • 뉴시스
  • 승인 2023.08.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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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착공 급감…3~5년 뒤 집값 또 뛸라
인플레이션에 자재비도 올라 신축 귀해질 듯
서울 국평 10억은 무난한 수준? 특공도 1만명
비싸다 해도 완판…분양가 낮출 이유 없어
서울 문정동에 마련된 래미안 라그란데 견본주택에 내방객들이 몰렸다

 이예슬 기자 = 주택공급의 선행지표로 읽히는 인허가, 착공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몇년 뒤 집값이 다시금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급 차질에다 철근·시멘트 등 건설 자잿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은 비교적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성적이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사업 인허가 물량은 3만1679가구로 지난해보다 37.5% 감소했다. 올해 누적 기준은 25만9759가구로 27.2% 줄었다. 올 들어 인천은 전년 대비 48.8% 늘었지만 서울은 29.8%, 경기는 30.9%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착공도 급감했다. 올 들어 6월까지 전국 주택 착공이 9만2490가구였는데, 이는 전년 동기(18만8449가구) 대비 50.9%나 감소한 것이다. 수도권(-51.9%), 서울(-65.2%), 인천(-73.9%), 경기(-35.9%), 지방(-49.8%)이 두루 줄어들었다.

아파트의 경우 대체로 착공 후 2~3년, 인허가 후 3~5년 뒤 입주가 가능하다. 이 지표들이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규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기존 주택들도 가격이 뛰고, 귀한 신축에 분양가도 높아지는 수순을 밟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보니 과거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더라도 서울 대단지라면 청약 신청자가 몰리는 상황이다.

현재 청약 신청을 받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의 경우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최고가가 10억9900만원에 이른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인데도 특별공급에 1만여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23.5대 1을 나타냈다. 인근에서 상반기에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9억6000만원이었다. 지난해 말 분양을 시작한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도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9억원 중반~10억원 초반의 가격이었다.

다음달 동작구 상도동에서 분양하는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전용 84㎡의 최고가가 13억원 후반대에 달해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에 버금간다. 후분양 단지라 공사 및 금융비용이 반영돼 선분양 단지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공사가 미뤄지는 불안정성 없이 내년 3월 입주할 수 있고 강남과 여의도 방면으로 두루 출퇴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완판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하락폭이 컸던 기존 아파타들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고,  앞으로 나올 분양 단지들은 분양가가 더 높아질 일만 남았기 때문에 서울에서 국민평형 기준 10억원대면 무난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며 "그 가격에도 경쟁률이 치솟고 100% 계약 완료되고 있어 분양가가 저렴한 가격에 책정될 유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올해 이미 청약했거나 하반기 청약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725명에게 청약 이유를 물은 결과, 21.8%의 응답자가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 같아서'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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