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먼저" 일평생 살아온 50대…마지막 길도 3명에 새삶
"남 먼저" 일평생 살아온 50대…마지막 길도 3명에 새삶
  • 뉴시스
  • 승인 2023.08.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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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기사 보고 생명나눔 동참 의사 전해
아들 "무뚝뚝해 사랑한다고 한번도 못해 죄송"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故 이관춘씨.

백영미 기자 =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가장이 뇌사 상태에 빠진 후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일 뇌사 상태였던 故 이관춘씨가 강릉아산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 신장(양측)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2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 6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평소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고인은 장기기증 관련 뉴스를 보고 "나중에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당연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이씨의 장기기증 소식이 널리 알려져 장기기증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길 바랐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고인은 조용하고 성품이 착했고 자상한 사람이었다. 특히 정이 많아 타인을 먼저 생각했고, 늘 먼저 나서서 다른 사람을 도왔다.

고인의 아내 신양숙씨는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정작 본인은 하고 싶은 것 하나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면서 "하늘나라에서는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지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뜻한 남편, 자상한 아빠로 고생이 많았다"며 "사랑한다"고 말했다.

고인의 아들 희준 씨는 “무뚝뚝한 아들이라 아버지한테 사랑한다는 말 한번 못 한 것이 죄송하다"면서 "다음 생에는 애정 표현도 많이 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시라"면서 "사랑한다”고 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면서 "기증자의 뜻대로 장기기증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아픈 사람들에게 새 생명의 희망을 널리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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