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동결…대내외 변수 관망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동결…대내외 변수 관망
  • 뉴시스
  • 승인 2023.08.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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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2월 이후 5차례 금리 동결
물가 2%로 떨어졌지만 추세 확인 필요
中 악재에 경제 회복세 불투명

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통방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5차례 연속 동결이다.

물가가 2%대를 보이지만 국제유가와 농수산물 물가 급등세에 향후 경로가 불투명한데 다, 중국 경기 부진과 부동산 업체 파산 위기 악재가 우리 경제 회복세도 안갯 속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이어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도 살펴봐야 한다는 점과 인상도 인하도 어려운 가계 부채 딜레마도 금리 동결의 이유로 거론된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한은이 5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2021년 8월부터 이어져 온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우선 소비자물가가 지난 6월부터 2%에 들어서는 등 둔화세가 뚜렷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와 장마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급등세가 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가는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우려가 높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가 흔들리는데 다 부동산 개발 업체의 파산 가능성은 중국 경기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우리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 안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연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섰다가는 취약차주와 부동산 PF 등의 자금 경색으로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통화정책 운용도 지난해에는 물가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성장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우리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경기 지표 부진이 현실화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24억4000만 달러로 '깜짝' 흑자를 거뒀지만, 수입 하락폭이 더 컸던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도 수입물가 자극으로 이어지며 무역수지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금리를 내리기에는 미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미 금리 역전차가 확대되며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가 치솟으며 외환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물가가 2%대로 내려왔지만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가계부채 등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 "우선 금리를 동결하고 9월 미국 금리 방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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