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문턱서 찾은 희망"…의사들이 추천하는 '이 병원'
"죽음 문턱서 찾은 희망"…의사들이 추천하는 '이 병원'
  • 뉴시스
  • 승인 2023.08.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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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 환자의 61%는 '중증 질환'
중환자 치료역량 다수 국가지정센터로 입증
3단계 마스터플랜 통해 중증질환 진료 강화
내달 1일 개원 40주년…비전 실현 향해 순항
고려대 구로병원의 중증 질환 치료 역량은 운영 중인 다수의 국가 지정 센터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 환자의 최종치료를 담당하는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도 그 중 하나다. 사진은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백영미 기자 = 고려대 구로병원은 우수한 의료진과 고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중증질환 치료 역량을 인정받아 다수의 국가 지정 센터들을 운영 중이다. 3단계 마스터플랜 실현을 통한 중증 질환 진료시스템 강화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대 구로병원은 1983년 9월 서울 지역에서 의료시설이 가장 취약했던 구로에서 300병상 규모로 문을 열었다. 최첨단 시설, 최고의 의료진, 서울 서남부 유일의 중환자실을 갖췄다. 개원한 지 한 달 만에 병상 대비 90% 이상의 입원 실적을 올렸고, 개원 후 4개월 간 93.4%의 병상 가동률을 기록했다.

외래환자 수도 애초 예상했던 하루 평균 400명을 훌쩍 넘긴 600명에 달했고, 개원 1년 후인 1984년에는 내과·외과는 물론 응급의학과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 이상 환자가 증가했다. 병원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려면 최소 3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의료계의 전망을 깨고 승승장구했다.

구로병원은 현재 연면적 11만7922㎡, 1091병상을 갖춘 국내 대표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현재 34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연간 외래 환자 수는 96만7855명, 입원 환자 수는 5만4916명, 연간 수술 건수는 2만8672건에 달한다.

구로병원이 이렇듯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중증 질환 치료 역량이 꼽힌다. 전체 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이 61% 이상으로 중증 질환 치료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중증 환자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고난이도 술기와 수준 높은 의료 역량이 필요한 중증 환자를 많이 치료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변 의료진들이 병원의 중증 질환 치료 역량을 신뢰해 환자를 많이 전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구로병원의 중증 질환 치료 역량은 운영 중인 다수의 국가 지정 센터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구로병원은 외상전문의 육성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지정한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 저출산 시대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 환자의 최종치료를 담당하는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구로병원이 각 분야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뛰어난 의료진, 고도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구로병원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에서는 전국의 외상환자를 살릴 중증외상전문의를 육성한다. 구로병원에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중증외상팀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도 운영 중이다.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고령 임신이 많아지면서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치료할 수 있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운영에도 힘쏟고 있다. 의료진들의 헌신과 병원 차원의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관계자는 "지난 40년 간 ‘사회에 기여하는 병원’이라는 설립 이념이 병원의 문화로 뿌리 깊이 자리매김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중증질환 환자 치료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들이 높은 중증환자 비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진료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학을 위한 연구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구로병원도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 연구 인프라를 확충했고 2013년 연구중심병원으로 최초로 지정된 이래 신약개발, 진단기기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쌓아왔다.

구로병원은 사회가 요구하는 상급종합병원의 롤모델로 거듭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계획해 실현해오고 있다. 중증질환 중심으로 병원의 시설과 시스템 전반을 재편함으로써 구로병원의 강점인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해 중증특화병원으로 도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05년 국내 최초로 의료기기에 특화된 임상시험센터와 의료기기 사용적합성 테스트센터를 설립, 운영하며 노하우를 축적해 왔고 지역적 특색을 살려 구로지역의 벤처기업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한국 의료사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9년에 이어 2022년에 보건복지부 주관 ‘개방형실험실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재선정되며 혁신형 바이오헬스 기업을 육성해오고 있다. 2021년에는 서울시가 조성한 ‘G밸리 의료기기 개발 지원센터’를 위탁운영하며 G밸리에 있는 의료기기 기업을 성장단계에 따라 맞춤 지원하며 국내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구로병원은 사회가 요구하는 상급종합병원의 롤모델로 거듭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계획해 실현해오고 있다. 중증질환 중심으로 병원의 시설과 시스템 전반을 재편함으로써 구로병원의 강점인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해 중증특화병원으로 도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스터플랜은 3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인 미래관은 지난해 9월 문을 열었고 2단계인 새 암병원(누리관) 착공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마스터플랜 1단계 미래관에는 외래 환자가 많은 10개 진료과(안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병리과, 건강증진센터, 통증센터)가 확장·이전됐다. 또 영상의학과, 스포츠의학센터, 채혈실 등 각종 진료지원 시설을 확장해 배치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환자의 이동동선을 최소화해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했다.

또 미래관으로 이전한 외래들이 있던 본관과 신관에는 특성화센터를 구축해 협진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환자 중심 진료를 실현했다. 심혈관센터는 기존의 2배 가량 넓은 공간에 확장 재배치했다. 기존에는 주로 순환기내과 위주로 진료가 진행됐었지만 심장혈관흉부외과, 혈관외과, 소아청소년과 심장분야 등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다양한 진료과가 같은 공간에서 외래를 보는 시스템을 마련해 협업·협진 기능을 강화했다. 기존에 신관 0층과 3층에 분리돼 있던 암병원은 신관 3층으로 통합 재배치하고 다학제 진료실을 추가 설치해 다학제협진과 암 질환 통합치료를 강화했다.

신규 특성화센터를 조성해 통합진료를 바탕으로 한 센터 중심 의료서비스 기반도 마련했다. 췌장담도센터를 신설해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병리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가 협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다학제협진 범위를 확장했다. 또 ‘환자 중심’ 진료를 실현하기 위해 정형외과, 척추신경외과, 류마티스내과를 한 공간에 위치해 근골격계질환 환자들이 한 공간에서 증상과 질환에 따른 최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각종 인프라 확대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이자 중증환자 최종치료기관으로서의 기능도 강화했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는 분만 전용 수술실을 별도로 신설해 고위험 산모의 보다 안전한 출산이 가능해졌다. 또 고위험산모 집중치료실과 신생아중환자실도 확장되고 격리실이 확충됨으로써 집중관리와 감염관리 기능이 강화됐다.

마스터플랜 2단계인 새 암병원은 제1주차장 부지를 개발해 암병원을 신축 확장하는 것이다. 내년 초 착공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넓은 공간에서 다학제 협진과 암 통합치료 시스템 등을 고도화·전문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권역응급의료센터·중환자실·수술실 확장을 통해 중증환자 진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중증질환 특화병원의 면모를 확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 진료·연구·행정 역량 강화를 위한 우수한 인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한 교육지원 시스템도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마스터플랜 3단계는 연구·교육 인프라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수 연구실이 있는 새롬교육관을 재개발하고 연구 공간을 확장해 연구중심병원의 위상에 걸맞은 연구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배후지역인 디지털단지의 바이오 벤처 기업들은 물론 주요 대학,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 국내 의료 사업화를 견인함으로써 한국형 의료 실리콘 밸리의 구심점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달 1일 개원 40주년을 맞이하는 구로병원은 병원만의 성장이 아닌 중증환자를 비롯한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실천, 국내 의료사업화 발전 도모, 인류를 위한 질병 정복이라는 비전 실현을 향해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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