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증' 심장에도 악영향…"발병 위치따라 기능 떨어져"
'뇌졸증' 심장에도 악영향…"발병 위치따라 기능 떨어져"
  • 뉴시스
  • 승인 2023.09.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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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심장 상호작용 美심장학회지에 발표
좌측 정수리 피질도 손상시 심장 악영향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이미징센터 박성지 순환기내과 교수·뇌졸중센터 서우근 신경과 교수·영상의학과 정다다 임상강사.

백영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심장 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뇌졸중 발병 부위를 시각적으로 특정해 밝혔다. 심장의 기능이 멀쩡했던 사람도 뇌와 심장의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섬엽과 좌측 정수리 피질이 뇌졸중으로 손상 받으면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뇌졸중센터 서우근 신경과 교수·이미징센터 박성지 순환기내과 교수·영상의학과 정다다 임상강사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병원 뇌졸중센터에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 중 심장 기능이 정상 범주(좌심실 구출률이 50% 이상)인 28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손상된 좌심실 변형률과 뇌졸중 병변의 위치 사이의 지형학적 연관성을 시각화해 뇌와 심장의 상호작용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 표면의 각 영역마다 신체의 근육·감각기관과 연결된 신경 경로가 있다는 '호문쿨루스(homounculus)'에서 착안해 대뇌 피질에 심장 기능을 조절하는 특정 부위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후 특수 심장초음파를 이용해 좌심실 변형률을 조사했다. 좌심실 변형률이란 특수 심장초음파를 이용해 좌심실의 움직임 변화를 측정해 얻은 값으로 좌심실의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를 말한다.

연구팀은 손상된 좌심실 변형률과 지형학적으로 연관된 뇌 병변 부위를 시각화하기 위해 연구 대상자들의 뇌경색 병변의 위치를 지형화하고, 머신러닝 기법(SVR LSM)으로 분석했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의 확산강조영상(DWI)과 겉보기확산계수 지도(ADC map)를 자체 개발한 영상 분석 프로그램과 3차원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그 결과,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뇌의 우측 뇌섬엽 및 주변 영역과 좌측 정수리 피질이 손상된 좌심실의 전반적인 종축 움직임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손상된 좌심실 국소 종축 움직임 변화의 분포 패턴은 관상동맥 영역과는 별개로, 좌심실의 정점에서 기저부로 갈수록 관련된 뇌 병변의 위치는 우반구의 경우 우측 뇌섬엽의 부리쪽에서 꼬리쪽으로, 좌반구의 경우 두정 영역에서 측두 영역으로 이동하는 지형학적 연관성을 확인했다.

뇌와 심장의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섬엽 부위의 손상이 기저 심장질환이 없는 뇌졸중 환자의 심장 기능에 악영향을 주고, 기존에 알려진 뇌섬엽 이외에도 좌측 정수리 피질이 뇌와 심장의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 영역임을 새롭게 밝혀 고무적이라고 연구팀은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또 특정 뇌 피질 부위에 좌심실 수축성과 관련된 시각적 증거도 제시한 만큼 추후 보다 정밀한 환자 치료를 위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뇌혈관병원 내 이미징센터와 뇌졸중센터가 시작 단계부터 협업해 뇌와 심장의 상호작용에 대한 의미 있는 증거를 제시했다”면서 “환자들이 뇌졸중 이외에 심장 문제로 인한 이중·삼중의 고통을 받지 않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디 아메리칸 하트 어소시에이션(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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