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지났으니 안심?…가을 초대형 태풍 올 수도
여름 지났으니 안심?…가을 초대형 태풍 올 수도
  • 뉴시스
  • 승인 2023.09.08 2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산 피해 1·2위 태풍 '루사'·'매미'는 가을 태풍
최근 10년간 8월보다 9월 태풍 더 자주 발생
"기후 변화로 해수 온도↑…'초대형' 올 수도"
이무열 기자 = 한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든 가운데 열대 해상 해수면 온도가 30도에 육박하며 태풍의 씨앗이 커가고 있다. 특히 재산 피해 역대 1·2위를 기록한 태풍들이 '가을 태풍'이었고, 최근 10년간 9월 태풍이 8월보다 더 많이 발생한 만큼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가을철 '초대형' 태풍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13일 해병대 제1사단 장병들이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 일대에서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박광온 기자 = 한 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든 가운데 '가을 태풍'의 씨앗들이 커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오른 탓으로, 전문가들은 가을철 초대형 태풍 발생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가을 첫 태풍인 13호 태풍 '윈욍(YUN-YEUNG)'이 지난 5일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했다. 윈욍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일본 도쿄 남서쪽 부근 해상에서 북진해 9일 오전 9시 도쿄 북북서쪽 부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해수 온도 '시간차 상승'…세 불린 가을 태풍에 피해↑

윈욍은 한반도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이후에도 다수의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열대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29~30도로, 평년보다 0.5~1도가량 높아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탓이다.

대기 기온보다 느리게 오르는 바닷물 온도는 한여름 햇볕으로 데워지기 시작해 9월께 정점을 찍는다.

이로 인해 가을에 발생한 태풍이 시간차를 두고 뒤늦게 달궈진 해수면을 지나며 수증기를 머금고 몸집을 더 키우게 되는 셈이다.

과거 한반도에 상륙했던 '가을 태풍'은 매머드급 피해를 남겼다. 1987년 관측 이래 재산 피해 역대 1·2위를 기록한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도 각각 8월30일~9월1일, 9월12일~13일까지 우리나라를 직격했다.

루사의 경우 사흘간 재산 피해 5조1479억원, 이재민 6만3085명, 사망·실종 246명의 큰 인명피해를 안겼다. 매미도 이틀간 전국 대부분 지역을 강타하며 4조2224억원의 재산 피해 등을 입힌 바 있다.

지난해 9월6일 우리나라 남해안 부근을 직격한 태풍 '힌남노' 역시 대표적 가을 태풍으로, 포항에만 342.4㎜의 비를 뿌리면서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를 비롯해 인명피해 총 12명과 재산피해 2440억원,을 기록했다.

추상철 기자 =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근접하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직원이 태풍 '힌남노'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7년째 가을 태풍…'하얀 석탄' 수증기 머금고 성장일로

태풍 발생 빈도도 한여름보다 가을에 점차 집중되는 추세다.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월 별 평균 발생 태풍 개수는 8월이 5.2개, 9월은 5.4개였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을 추리면 8월 0.7개, 9월 1.1개로 '가을 태풍'의 영향력이 점차 강해진 경향이다.

작년 9월의 경우 힌남노·난마돌 등 7년째 '가을 태풍'이 한반도를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높은 온도를 가진 해수면 상에서 다수의 태풍 씨앗이 기류와 만나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가을에도 태풍의 영향이 계속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학계에서는 기후 변화 등으로 '초대형' 태풍이 올 가능성도 경고한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수증기가 늘어나 태풍의 위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태풍의 에너지원은 '하얀 석탄'이라 불리는 수증기다"라며 "기후 변화로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해양에서 수증기가 늘어나, 더 강한 에너지원을 품은 '초대형' 태풍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