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프면 가족들도 고통"…'완화의료' 첫 도입 20년
"아이 아프면 가족들도 고통"…'완화의료' 첫 도입 20년
  • 뉴시스
  • 승인 2023.09.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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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2003년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작
대상질환 확대·지지 프로그램 개발 이끌어
세브란스병원이 20주년에 맞춰 개최한 ‘중증 소아 청소년 환자와 가족을 위한 완화의료’ 심포지엄에 참석한 의료진과 환자, 가족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백영미 기자 =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청소년 완화 의료를 시작한 지 20주년을 맞았다고 12일 밝혔다. 소아청소년 완화 의료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받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증상, 불편, 스트레스 등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어려움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 향상에 힘쓰는 통합 의료 서비스다.

황애란 전 연세대 간호대학 교수는 2003년부터 세브란스병원 가족상담사로 활동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암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서적 지지와 사별 상담을 시작으로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통증 관리 프로토콜을 개발·적용했다. 다양한 자원봉사자 프로그램과 전문적인 완화의료 놀이·미술·음악치료를 개척해 왔고, 소아암 이외의 중증 질환으로 완화의료 돌봄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2009년 환아 형제자매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며 가족을 살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1년에는 미국 애크론 어린이병원의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을 초빙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동청소년 완화의료 심포지엄을 여는 등 교육 분야에서도 노력해왔다. 2012년 그림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를 경험하는 환우 모임 해오름회를 창립했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18년 국내 첫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국가 시범사업 기관으로 선정돼 전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놀이·미술·음악치료사 등 전문가로 꾸려진 완화의료 다학제팀 ‘빛담아이’를 발족했다.

빛담아이는 '생명의 빛을 가득 담은 아이'라는 의미로 통증 조절, 정서적·사회적 돌봄은 물론 환아의 발달 단계에 맞춘 질환의 이해를 돕고, 치료에 대한 가족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사별 시 유가족의 애도 과정을 돕는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세브란스병원은 20주년에 맞춰 지난 9일 ‘중증 소아 청소년 환자와 가족을 위한 완화의료’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또 연세암병원 5층 본관 연결통로에서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역사와 환아들이 직접 남긴 치료 소감 등을 전시했다.

권승연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는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를 치료가 더 이상 어려운 말기 상황에서 뿐 아니라 모든 치료 과정 중 병행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국내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을 위한 완화의료 돌봄 확대와 완화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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