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캐피탈 시장, 지난 10년간 18배 성장
한국 벤처캐피탈 시장, 지난 10년간 18배 성장
  • 지태영 기자
  • 승인 2023.09.1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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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시장에 필수적인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프레킨(Preqin)이 신규 보고서 ‘Preqin 지역 가이드: 한국 사모주식 및 벤처캐피탈 2023’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사모주식(PEF) 및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성장세를 분석하고, 한국 대체시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한 배경을 설명한다.

한국의 사모주식 총 운용자산(AUM)은 2022년 3분기 말 964억달러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2017년의 315억달러 대비 3배 이상, 2012년 대비 7배 가까이 증가했다. 벤처캐피탈 AUM 역시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였는데, 2022년 3분기 말 기준 565억달러를 기록하며 2017년 이후 5년 동안 4배 이상, 2012년 기준으로는 18배 증가했다.

한국은 잠재력 있는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에 가려지는 대기업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는 특성을 갖고 있는 시장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유망한 투자 기회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배경을 분석한다.

한국 사모주식의 부상

이전 2017년부터 2022년 사이에는 한국의 사모주식 딜 활동이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에는 83건의 거래로 총 207억달러의 가치를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었으며, 이는 2017년 103억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이것이 운용사 수 증가로 이어져 국내 PEF 운용사 수는 2018년 273개에서 2023년 현재 374개사로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 경제 역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의 글로벌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22년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한국 종합주가지수(KOSPI)가 24.9% 하락하면서 공모시장에 만연했던 비관론은 사모시장 투자자들을 흔들었다. 그 결과로 올해 사모주식 거래는 건수와 가치 측면에서 모두 정체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 총 36건의 딜에서 46억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며, 이는 2022년의 83건 207억달러 기록이나 지난 5년 간의 꾸준한 성장세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추세는 사모주식과 벤처캐피탈 딜 가치 및 규모 감소로 이어졌다.

금리 상승으로 차입 비용 및 운영 비용 증가… 운용사 간 자본모집 경쟁 심화

어려운 시장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LP들은 위탁 운용사 선택에 있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일례로 한국벤처투자(KVIC)는 2022년 4300억원(3억3100만달러)에서 올해 1830억원(1억4000만달러)으로 벤처캐피탈 출자 규모를 줄였다. 이처럼 LP들이 출자를 주저하면서 운용사 간의 자본모집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한편 글로벌 투자자들은 현지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탈 운용사들과 협업할 경우 이들이 제공하는 높은 시장 접근성뿐만 아니라 민첩성과 유연성이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한국 사모시장의 탄탄한 프로필과 트랙레코드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채널이 돼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사모주식 및 벤처캐피탈 운용사의 성공은 달라진 시장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과 상품으로 전환하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한국과 같이 수많은 플레이어가 한정된 규모의 딜들을 놓고 경쟁하는 소규모 시장에서는 섹터 간 다각화가 더욱 중요하다.

보고서의 저자 Harsha Narayan는 “한국은 안정적이고 탄탄한 경제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테크 기업들을 배출한 오랜 명성이 있는 시장이다. 지난 5년간 한국의 사모주식과 벤처캐피탈 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으나 최근 녹록지 않은 거시경제적 환경과 유동성 저하로 LP들이 운용사 선택에 신중을 기함에 따라 펀드레이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성공적인 운용사들은 국내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지원해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지역 가이드 주요 포인트:

· 사모주식 및 벤처캐피탈 총 운용자산(AUM): 2022년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사모주식 시장 AUM은 964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벤처캐피탈 AUM은 565억달러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사모주식 딜: 2023년 상반기 말까지 총 46억달러 가치에 달하는 36개 딜이 성사됐다. 이는 2022년 83건의 거래를 통한 기록적인 207억달러를 비롯해 지난 5년간 보인 꾸준한 딜 활동 성장세와는 대조적인 결과다.
· 벤처캐피탈 딜: 벤처캐피탈 거래 수는 지난해 1862건에서 2023년 상반기까지 478건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총 딜 가치는 39억달러에 불과했으며, 이는 2022년 총 137억달러의 4분의 1을 살짝 상회하는 수준이다.
· 모집 중인 펀드: 2023년의 펀드레이징 활동은 전년도의 빠른 성장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사모주식 및 벤처캐피탈 펀드 410개는 총 305억달러를 모집하며 4년 사이 3배가 증가했다. 반면 올 상반기 말에는 총 30개의 펀드만이 성공적으로 클로징돼 총 18억달러를 모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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