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르고, 수요는 떨어지고"…석유화학업계 앞날은?
"유가 오르고, 수요는 떨어지고"…석유화학업계 앞날은?
  • 뉴시스
  • 승인 2023.09.1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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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에 나프타 구매가격 3개월새 30% 상승
손익 분기점 밑도는 에틸렌 스프레드에 수익성 '비상'
친환경 소재 등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 본격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김동현 기자 =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이 나프타 구매 가격을 끌어올린데 반해 수익성 가늠자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금액)'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원료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데 나프타 구매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글로벌 수요가 부진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제품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다. 이에 석유화학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지만 단기간에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가 쉽지 않은 만큼 불황이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에 나프타도 껑충…원자재 비용 증가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2센트 내린 87.29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12일 67.12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뒤 3개월만에 30% 폭등한 셈이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1센트 내린 배럴당 90.64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91.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6월대비 각각 26%, 27%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업계에 원료비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 지난 6월 1톤당 519.79 달러에 거래되던 나프타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톤당 692.48달러로 치솟았다. 3개월만에 33.2%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에틸렌 가격은 715달러에서 810달러로 상승했다. 나프타 가격이 172.6달러 오를 동안 에틸렌은 95달러 상승에 그쳤고, 이에 따른 에틸렌 스프레드는 1톤당 118 달러에 불과하다. 통상 석유화학 업계에선 에틸렌 스프레드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현재는 에틸렌을 생산하면 할수록 손해가 발생한다. 또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업체별 수익성 개선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가전과 건설 등 전방산업의 계절적 성수기에 맞춰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에틸렌 스프레드의 회복으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실적 반등을 보일 수 있다는 낙관적인 관측도 보인다.

◆친환경 소재 등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 본격화
석유화학 업계는 생존을 위해 친환경 사업을 택했다. 고부가가치 친환경 제품을 주력 제품으로 만들면서 중국 제품과의 차별화를 노리고 다가오는 탈탄소 시대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재활용, 바이오 소재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고 롯데케미칼은 재활용 소재 활용 패키지, 재생에너지 사업개발, 친환경 소재 화장품 패키징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하반기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NB라텍스 시제품을 하반기 출시하고 내년에는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을 줄인 '그린 NB라텍스' 시제품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 반등을 위해 중국 소비 회복이 필수"라며 "중국 내 가전·자동차 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할 경우 글로벌 화학 시황 개선으로 한국 기업에게도 긍정적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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