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국제 제재 속 뭉친 왕따들"…북러 정상회담 조명(종합)
외신들 "국제 제재 속 뭉친 왕따들"…북러 정상회담 조명(종합)
  • 뉴시스
  • 승인 2023.09.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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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미국 노력 저지 위해 서로 완전히 지지"
상호이해 합치 결과 분석…"北에 경제적 구명줄"
"군수품 고갈된 러시아, 협상 더 실질적일 것"
가디언 "우크라전 이후 고립되면서 훼방꾼 자처"
BBC "러, 포탄 신처럼 숭배…北 무기는 임시방편"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이윤희 특파원,  이혜원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두고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왕따 국가들의 만남', '잃을 것 없는 만남', '이례적 순간' 등으로 묘사하며 집중 조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의 발언은 이번 회담의 분명한 메시지를 강조했다"면서 "서방에 의해 왕따로 간주되는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과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추구하는 김 위원장을 고립시키려는 미국 주도의 노력을 저지하기 위해 서로를 완전히 지지하리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줄어들고 있는 물자를 보충하기 위해 북한 무기를 확보하려 하고 있고, 북한은 궁지에 몰린 자국 경제를 부양하고 위성과 핵 프로그램 선진 기술을 공유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미 정보기관의 수개월간 평가 위에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상황에 대해서는 "수년간에 걸친 제재와 코로나19 고립으로 재정적 어려움과 식량 불안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경제적 구명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두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서로에 대한 지지 발언을 내놓은 것을 두고 "놀라운 입장이지만, 양국 모두 국제사회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이 부랑자들은 세계적인 제재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서로 뭉쳐 잃을 것이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두 정상의 만남을 주목하면서 "상호 이해에 따라 이뤄진 이례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고립된 국가를 지탱하기 위해 식량, 연료, 현금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선진 군사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것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로 인한 문제와 별개로 러시아가 이론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했다.

또한 "2019년 회담에선 핵 군축 대화가 주를 이뤘다"며 "이번엔 전쟁을 치르고 있고, 러시아 군수품이 고갈된 시점이라 협상이 더 실질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통해 급격한 우정을 과시했다"며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수품을 지원할 것이라는 우려로 서방을 불안하게 하는 동반자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왼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우크라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원하는 바가 분명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북러 정상회담을 앞둔 푸틴 대통령 모습이 마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나 앙겔라 마르켈 전 독일 총리와 만남을 기다리는 모습과 흡사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회담을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는지 조명했다.

가디언은 "우크라 침공 이후 러시아가 고립되면서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 훼방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며 "안보리 제재 위반인 북한과 무기 거래 등 선을 더 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이어 "러시아가 북한에 구애하는 데 분명한 논리가 있다"며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북한의 탄약이 필요하고, 북한은 여전히 러시아와 거래할 용의가 있는 국가 연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코프먼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러시아·유라시아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은 가디언에 "러시아는 포탄 수백만개가 필요하다"며 "북한 혼자 전부 생산하긴 어렵지만, 이란 무기 수입이나 러시아 내 포탄 증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BBC도 북한 무기가 러시아 무기 체계와 호환되는 점도 조명했다.

발레리 아키멘코 영국 분쟁연구센터 러시아 군사 전문가는 러시아는 포병을 전선에서 "신처럼 숭배한다"며, 특히 포탄과 총에 열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무기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우크라 전쟁에서 러시아에 단기적 도움을 줄 뿐이라고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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