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의 신비…"엄마 젖 오래 먹은 여성, '폐경' 늦게 온다"
모유의 신비…"엄마 젖 오래 먹은 여성, '폐경' 늦게 온다"
  • 뉴시스
  • 승인 2023.09.2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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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생리기간 연장에도 영향
"내인성 에스트로겐에 더 오래 노출"
모유를 오래 먹이면 폐경이 시작되는 나이가 늦춰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모유 수유는 여성의 총 생리 기간 연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모유수유 대회 참가자의 모습.

 백영미 기자 = 모유를 오래 먹이면 폐경이 시작되는 나이가 늦춰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모유 수유는 여성의 총 생리 기간 연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박주현 교수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폐경 여성 총 4318명을 대상으로 모유 수유가 폐경 나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폐경 연령은 여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이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여성의 기대 수명이 87.0세, 평균 자연 폐경 나이가 49.9세임을 고려하면 폐경 후 인생의 3분의1 이상을 살게 된다.

이번 연구 대상 폐경 여성의 평균 나이는 63.8세였다. 평균 초경 나이는 14.9세, 평균 초산 나이는 24.1세, 평균 임신 횟수는 4.3회, 평균 모유 수유 기간은 34.7개월이었다.
 
모유 수유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여성이 전체의 14.0%, 1개월 이상∼6개월 미만은 5.7%, 6개월 이상∼12개월 미만은 6.3%, 12개월 이상∼18개월 미만은 9.8%, 18개월 이상은 64.2%였다. 60대 폐경 여성은 5명 중 3명꼴로 자녀에게 모유를 18개월 이상 먹인 셈이다.
 
모유 수유 기간이 길었던 여성은 폐경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모유 수유 기간이 18개월 이상인 여성의 평균 초경 나이는 15.3세, 평균 폐경 나이는 50.1세였다. 반면 모유 수유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49.2세였다.

모유 수유 기간이 늘어나면 총 생리 기간이 연장되는 경향도 보였다.
 
연구팀은 "모유 수유 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폐경 나이가 늦춰지고 생리 기간이 연장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면서 “모유 수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여성이 내인성 에스트로겐(신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전체 기간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모유 수유가 여성의 폐경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모유 수유를 오래 하면 폐경 시점이 늦춰져 심혈관 질환, 대사증후군과 같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 폐경 후 에스트로겐 분비 감소로 인한 지질 대사 변화로 심혈관 질환 위험과 고혈압 유병률이 높아지고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들도 있었다. 또 50대 전후 남성에서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50세 이후 여성에선 발병률이 이전보다 더 높았다는 아랍계 미국인 대상의 연구 결과도 있었다.

다만 여성이 내인성 에스트로젠에 오래 노출되면 여성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은 문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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