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새 먹거리 된 LCO2선…탈탄소 흐름에 '주목'
조선업계 새 먹거리 된 LCO2선…탈탄소 흐름에 '주목'
  • 뉴시스
  • 승인 2023.09.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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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US 뜨자 액화 탄소 운반 수요 증가
한화오션 4만㎥ LCO2선 개발 나서
첫 수주는 HD한국조선해양…2025년 인도
한화오션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조감도

이다솜 기자 = 조선 빅3가 액화 이산화탄소(LCO2)선 개발 경쟁에 나섰다.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시장 확대로 이산화탄소 운반이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으며 향후 늘어날 수요에 대응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그리스 에코로그·미국 ABS 선급·스코틀랜드 밥콕 LGEDHK 4만㎥급 대형 LCO2 운반선 개발을 위한 4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각 사는 관련 기술과 경험을 공유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갖춘 대형 LCO2선의 상세 설계와 사양을 만들 계획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선박의 추진 성능에 관한 종합적 검토와 화물창 등 선박의 상세 설계에 관한 업무를 총괄을 맡는다.

최근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기조에 따라 조선업계는 LCO2선에 대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탈탄소 이행의 핵심으로 CCUS 기술이 필수적으로 떠오르면서 그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액체 상태로 온전히 해상운송하기 위해서는 운반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LCO2선의 경우 기존 LNG(액화천연가스)나 암모니아보다 운반 조건이 까다로워 아직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LNG·암모니아는 저온 조건만 만족하면 액체 상태로 운반할 수 있지만, 이산화탄소는 저온뿐 아니라 일정한 압력까지 유지해야 온전한 액체 상태로 운반할 수 있다.

수요 증가는 실제로 LCO2선 발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 개발이 아직 미약한 상황이어서 현재는 주로 중소형 선박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 CCUS 기술이 고도화하고, 탄소 포집량이 늘수록 발주하는 선박 규모도 초대형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CCS연구소에 따르면 탄소 포집·저장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50년에는 76억톤에 육박할 조짐이다.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LCO2선 수주에 성공한 곳은 HD한국조선해양이다. 지난 7월 회사는 그리스의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으로부터 총 1790억원 규모의 LCO2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된다. 이 수주건은 전 세계 역대 LCO2운반선 수주 건 중 큰 규모다.

삼성중공업도 LCO2선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주입 설비'(FCSU)에 대한 기본 인증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이 해상 에너지솔루션 기업인 MISC와 공동 개발한 FCSU는 길이 330m, 폭 64m 크기다. 영하 50도 이하의 액화이산화탄소 10만㎥를 저장할 수 있는 고압 탱크 용량이다. 특히 선체 상부에 탑재되는 주입 모듈은 연간 500만t(MTPA)의 이산화탄소를 해저면 깊숙한 곳으로 보낼 수 있는 성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선사들이 프로젝트별로 해당 지역 운항에 필요한 적정 크기나 사양을 규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발주는 내년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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