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늘어나는 대차잔고…공매도 폭탄으로 이어지나
계속 늘어나는 대차잔고…공매도 폭탄으로 이어지나
  • 뉴시스
  • 승인 2023.09.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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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차거래 잔고 주식수 '20억주' 돌파

신항섭 기자 =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대차거래 잔고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차잔고는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을 띄고 있어 공매도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85조93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고치였던 지난 7월25일의 93조9824억원 대비로는 약 8억원 줄은 규모다.

다만 대차거래 잔고 주식 규모로 살펴보면 증가세가 나타났다. 지난 7월25일 당시 대차거래 잔고 주식수는 19억4914만8368주였으나 현재 대차거래 잔고 주식수는 20억3184만8553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가 하락의 영향이다. 대차거래 잔고 주식수가 4.24%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들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대차거래 잔고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연초만 해도 대차거래 잔고 주식수는 17억5000만주 수준이었으나 지난 3월부터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현재는 20억주 이상을 유지 중이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차입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기로 약정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비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요하다. 이에 대차거래 잔고를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분류하는 성향이 있으며, 대차잔고 증가가 향후 공매도 증가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해 공매도 거래금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까지의 국내증시에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38조9895억원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공매도 연간 공매도 거래대금(143조6913억원) 대비 4조7018억원 적은 수준이다. 특히 4분기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 등이 커지고 있어 대차잔고가 공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과 내후년 점도표를 50bp(1bp=0.01%) 각각 인상했다. 이는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최근 코스피의 대차거래 잔고 주식수가 늘어나고 있고, 코스닥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달 기준으로 코스피는 12억9448만1730주에서 13억3765만591주로 3.33% 증가했고, 코스닥은 7억689만6174주에서 6억9419만7962주로 1.8% 감소했다.

차액결제거래(CFD) 재개도 대차잔고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FD는 공매도와 같이 매도 포지션이 가능하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차거래나 CFD 매도 미결제 약정 설정 시, 주가하락 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점에서 대차잔고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며 "공매도가 허용되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 외에도 대차거래잔고가 증가하는 종목은 해당 수급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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