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에 지방 있는 환자, ERCP후 췌장염 위험 2배 높아"
"췌장에 지방 있는 환자, ERCP후 췌장염 위험 2배 높아"
  • 뉴시스
  • 승인 2023.09.25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염증제 등 예방조치 필요"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세우 교수가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ERCP) 시술을 하고 있다. 

백영미 기자 = 췌장에 지방이 낀 췌장지방증이 있는 경우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ERCP) 후 췌장염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담관 질환의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담관과 췌관의 여러 질병을 진단함과 동시에 치료까지도 가능한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의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ERCP는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한 뒤 십이지장 유두부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 담관과 췌관에 조영제를 주입하고 병변을 관찰하는 시술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세우·이진·고동희·이경주 교수·영상의학과 민선정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차 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등 공동 연구팀은 2020년 1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과 각 병원에서 ERCP를 받은 527명을 대상으로 ERCP 후 췌장염 발생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25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환자 중 157명은 췌장지방증이 있었고, 나머지 370명은 췌장지방증이 없었다. ERCP는 1만회 이상 ERCP 경험이 있는 내시경 전문의에 의해 이뤄졌다.

분석 결과 췌장지방증이 있는 157명 중 14%인 22명에서, 췌장지방증이 없는 370명 중 6.2%인 23명에서 ERCP 후 췌장염이 발생했다. 이후 연령, 성별, 당뇨병, 고혈압 등의 변수들을 조정한 결과 ERCP 후 췌장염이 발생할 확률은 췌장지방증이 있는 그룹이 없는 그룹보다 2.0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난이도 초음파내시경 중재술 및 ERCP의 권위자인 박 교수는 “췌장지방증이 있는 경우 ERCP 후 췌장염 발생 위험이 2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췌장지방증이 있는 환자에게 ERCP를 시행한 경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처방과 같은 예방 조치를 시행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췌장지방증 발생 위험인자로는 연령, 여성, 당뇨병 및 고혈압 같은 대사증후군이 꼽혔다”며 “나이가 들수록 췌장 실질이 감소하고 지방으로 바뀌는데, 지방세포는 지방산을 저장하고 방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케모카인, 아디포카인 등 대사물질의 분비를 자극해 고령일수록 췌장지방증으로 인한 췌장염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RCP 후 합병증으로 급성췌장염, 출혈, 천공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중 급성 췌장염은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해 사회·경제적 부담이 많이 발생한다. ERCP 후 췌장염 발병률은 평균적인 위험도를 가진 환자는 약 4.5%, 고위험군은 약 10% 내외로 알려져 있다. ERCP 후 급성췌장염은 현재까지 예방법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췌장지방증과 ERCP 후 췌장염 발생 위험의 연관성에 대한 첫 연구로, SCIE급 국제 소화기내시경학저널인 ‘개스트로인테스터널 엔도스코피(Gastrointestinal Endoscopy)’ 8월호에 실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