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중진 험지 출마론' 분출…"제2·제3의 하태경 나와야"
여당 '중진 험지 출마론' 분출…"제2·제3의 하태경 나와야"
  • 뉴시스
  • 승인 2023.10.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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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민 "희생해 당 살리자는 분위기 타오를 것"
장동혁 "총선에 대한 위기감 커지면 늘어날 것"
홍준표 "제 살길 찾는것"…천하람 "사감 앞세워"
내년 국회의원 선거 서울 출마를 결심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정성원 기자 = 국민의힘에서 중진 의원의 험지 출마론이 분출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갑 3선' 하태경 의원의 내년 국회의원 선거 서울 출마 선언이 물꼬를 튼 셈이다. 여당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텃밭인 영남 중진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지역의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는 동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영남권이 먼저 공천 쇄신을 통해 총선에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에서도 인물 교체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과 경쟁을 해야만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논리다.

원외 인사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9일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의힘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정치 개혁 뉴스가 마땅치 않았다"면서 "서울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면서 국민의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다잡는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누군가가 나서서 다른 사람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며 "하 의원이 시작점을 돌파했는데, 국민의힘에서 나를 한번 희생하고 당 전체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꽤 불에 타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외인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하 의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하태경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당장 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을 이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중진들의 자발적인 결단으로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먼저 헌신하고 절박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효과가 있다"며 "제2, 제3의 하태경이 나오는 게 다음 총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특히 "한 지역에서 10년 정치했으면 그 지역에서 하고자 했던 일들을 대부분 다 이룬 상태 아니냐는 하 의원 말에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3선 이상 했다는 것은 많은 기회를 당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중진들 다 어떻게 하라'는 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깊게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초선인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어떻게든 총선에서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지면 이런 분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당장 그런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다. 그 선거 결과가 그런 부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며 "강서구에서 저희들이 많은 표 차이로 패배하면 내년 총선, 특히 수도권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질 것이고, 공천 혁신, 총선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지 호소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그러나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하태경 의원, 서울로 지역구 옮기는 건 좋아보이네요 시장님'이라는 지지자 게시글에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 찾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영남 지역구 의원이 적극적으로 어젠다를 발굴해서 전국적 인지도를 쌓는 사례,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영남 중진 의원이 수도권에 도전하는 사례 모두 우리 당에 귀하고, 더 늘려야 하는 사례"라고 반박했다.

천 위원장은 "수도권에 도전할 엄두도 못 내다가 결국 영남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 않나"라며 "사감을 앞세우기보다는 하 의원 같은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도록 메시지 방향성을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하 의원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서울 출마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중진의원으로서 희생하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하 의원이 원래 있었던 해운대, 다음 번 누가 공천받는지를 보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 인사가 해운대갑 지역구에 공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하 의원이 주장한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출마 금지'에 대해 "아무리 오래된 의원이어도 지역 유권자가 원하면 또 출마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민주적인 방향인데, 우리나라는 3선 의원이 동일 지역구에 있으면 구태로 모는 경향이 있어서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들에 대해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해운대에서 3선까지만 하겠다는 건 제 오랜 소신"이라며 "해운대에 남아서 누구와 경쟁하더라도 이길 자신 있었지만, 저를 키워준 당과 주민들에게 더 크게 보답하는 것이 정치소신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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