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국민 어려움 외면해선 통합 못이뤄"…'이념' 빼고 '공감·반성' 넣었다
윤 "국민 어려움 외면해선 통합 못이뤄"…'이념' 빼고 '공감·반성' 넣었다
  • 뉴시스
  • 승인 2023.10.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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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위 만찬서 당정대 한자리 모아 국민통합 언급
강서 보궐 패배 후 쇄신 요구 속 메시지 변화 감지
"경제대국이라지만 어려운 분 많아…국가가 도와야"
"전문성만 갖고는 어려움 해결 안돼…공감이 필요"
통합위 제언 검토 지시 "저도 반성좀 많이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이 혼자 어떻게 할 수 없는 어려움을 국가가 외면해서는 실질적인 국민통합을 이루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정·대 고위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국민통합의 방향성과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특히 국민들 삶 전반에 대한 '공감'을 강조하면서 대통령 스스로를 포함한 당정대의 '자기 반성'도 주문했다고 한다.

여당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 후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부응, 국민들 삶에 와닿는 '체감형 정책'과 겸허한 자세를 통한 '진정성'있는 소통으로 쇄신의 방향을 잡은 것으로 읽히는 지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통합위원들, 대통령실 참모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전날 새로 꾸려진 당 지도부, 각 부처 장관 등이 총출동했다. 당정대 고위급 인사들이 모두 한자리 모인 이례적인 장면이다. 그만큼 윤 대통령이 '위기 의식'과 쇄신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날 윤 대통령의 메시지 곳곳에서 이런 고민들이 확인된다.

윤 대통령은 우선 국민통합의 방향성을 밝혔다. 그동안 이념 중심의 강경한 발언이 많았으나 이날 모두발언에서 '통합'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라 합니다마는 어려운 분들이 많다. 꼭 경제적인 측면이 아니어도 정상적인, 행복한 삶을 도저히 실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지속되는 그런 분들이 아주 많고 다양하다"고 진단했다.

또 "지금 많은 서민들, 청년들은 가계부채라든가 여러가지 경제 문제로 아주 정말 힘들다"고 했다.

이어 "바로 국민들의 어려운 부분, 자기 혼자 어떻게 할 수 없는 지속적인 어려움을 국가가 외면해서는 실질적인 국민통합을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감'과 '연대'을 꺼내들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통합은 전문성만 갖고 되는 게 아니라 실제 어려움을 우리가 공감해야된다"며 "국민통합위에서 제시한 정책 제안에 대해서도 우리가 정서적으로 공감을 하는 자세로 우리 내각과 당이 움직여 나가는 것이 통합의 밑거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삶이 어려울때 국가에서 함께 도와주고 그 사람이 완전한 자유인으로서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연대라 생각한다"며 "자유와 연대라는 건 국가주의적 개념이 아니라 그야말로 연대 없는 자유는 없고, 또 자유없는 연대는 공허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유를 지키기 위한 연대의 가치를 잘 찾아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뭔지 찾아내는 게 국민통합위의 일이었다"며 "(국민통합위 1기가 지난 1년간 정리해 내놓은 정책 제언을) 당과 내각에서 꼼꼼하게 한번 읽어주달라"고 당부했다.

결국  국민들이 자유인으로서 어려움 없이 살기위해서는 국민 삶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공감, 국가의 지원 등 연대가 필요하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책을 생산해 실현하면 국민통합에 도달할 수 있다는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을 마치면서도 국민통합위가 제언하고 실제 현장에 반영된 사례를 들어가며 국민체감형 정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기 반성적 발언도 했다.

윤 대통령은 "통합위서 자살 대책 등 정신 건강에 대한 제언을 많이 해서 우리가 정신건강을 위한 예산을 3000억 마련하지 않았나"며 "정치적으로 막 나눠준 그런 것들을 아껴서 처음으로 이렇게 예산안에 반영을 시켰다"고 말했다.

또 방과후 교육센터에서 만난 이주민 어린이 수업을 참관했던 일을 거론하며 "이라크에서 이주한 집 아이인데 얼마나 눈이 똘망똘망한지 선생님한테 '우리말 잘하나'고 물었더나 우리 아이들보다 발표를 더 잘한다고 하더라"며 "우수한 아이들이 부모가 경제적으로 어렵고 소외됐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가볍게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국민통합위의 활동과 정책 제언은 저한테도 많은 통찰이 됐다. 저와 내각에서 좀 많이 돌이켜 보고 반성도 좀 많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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