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인 골드글러브 수상자는 없어
김주희 기자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다시 한 번 골드글러브의 문을 두드린다.
김하성은 19일(한국시간) 공개된 2023시즌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다.
2루수 부문에서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토트(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쟁한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무키 베츠(LA 다저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트로피를 놓고 겨룬다.
2년 연속 도전이다. KBO리그를 거쳐 2021년 미국으로 건너간 김하성은 빅리그 2년 차이던 지난해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에 밀려 수상은 좌절됐다.
◆골드글러브, 최고 수비수에 주어지는 영예
1957년 제정된 골드글러브는 수비력만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상이다. 타격 성적 부문에 대해서는 각 포지션 별 최고 타자에게 실버슬러거를 준다.
골드글러브는 첫 해는 양대리그를 통합해 시상했고, 이듬해부터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로 나눠 수상자를 뽑았다. 지난해부터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부문이 신설되면서 각 리그 10명이 황금장갑을 품게 됐다.
당초 수상자는 MLB 30개 구단 감독과 각 팀당 6명의 코치들이 자신의 소속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2013년부터는 객관성과 공정성,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투표 결과 75%에 미국야구연구협회(SABR·Society for American Baseball Research)에서 개발한 수비 통계 자료(SDI·SABR Defensive Index) 25%를 반영해 수상자를 결정하고 있다.
역대 MLB에서 골드글러브를 가장 많이 수집한 선수는 투수 그렉 매덕스다. 통산 355승을 올린 매덕스는 투구뿐만 아니라 수비 실력도 일품이었다. 1990년부터 2002년까지 13년 연속 NL 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확하는 등 통산 18차례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빅리그에서 뛴 23시즌 중 5시즌을 제외하곤 모두 수상의 영광을 안았을 정도다.
◆김하성, 한국인 최초 황금장갑 도전
골드글러브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역대 한국인 선수가 수상에 성공한 적은 아직 없다.
2011년 최종 후보 3인이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추신수(SSG 랜더스)와 김하성 두 명뿐이다.
2012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추신수는 AL 우익수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그러나 황금장갑은 당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뛰던 조시 레딕이 가져갔다.
지난해 처음 골드글러브에 올랐던 김하성은 아쉬움을 삼켰지만, 올해도 시즌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고 다시 한 번 골드글러브 수상에 도전장을 냈다.
김하성은 올해 2루수로 98경기, 3루수로 29경기, 유격수로 16경기에 출전했다. 2루수 수비 기여도(DRS·Defensive Run Save) +11을 마크했다. 2루수 경쟁자인 호너는 +11, 스토트는 +7을 남겼다. 평균 대비 아웃 기여(OAA·Outs Above Average)에서는 스토트가 +16으로 앞서고 호너가 15, 김하성이 +10을 작성했다.
코치진의 투표가 75%나 반영되는 만큼 코치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았는지가 선정 결과에 크게 반영될 수 있다. 수상 여부는 다음달 6일 발표된다.
◆KBO리그판 골드글러브, 수비상 신설
KBO리그도 골드글러브와 같은 개념의 수비상을 신설했다. 리그 차원에서 수비 가치를 인정하고, 선수들의 수비 기량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한 공식 수비상이다.
올해 처음 가려지는 '수비왕'은 정규시즌 가장 뛰어난 수비능력을 발휘한 각 포지션별 1명씩 총 9명에게 주어진다. 수상자는 투표 점수 75%와 수비 기록 점수 25%를 합산해 결정된다.
투표는 각 구단 감독, 코치 9명, 단장 1명 등 구단 당 11명 씩 총 110명이 한다. 자신이 속한 구단의 선수에게는 투표할 수 없고, 비공개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