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미 기자 =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야 면역력이 형성되기 때문에 늦어도 내달까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하고, 건조해진 코 점막에 바이러스가 쉽게 침입해 상기도(코에서 후두까지의 공기가 유입되는 길) 염증을 일으켜 감기, 독감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전파된 바이러스나 세균이 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키면 기관지가 붓고 점액성 분비물이 증가하게 된다.
바이러스는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전파된다. 특히 제대로 쉬지 못하고 무리하거나 영양이 부족하거나 흡연자인 경우 회복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정상인에 비해 호흡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 폐질환자들은 호흡곤란과 기침, 객담 등의 증상이 심해지고, 호흡기 감염은 갑작스런 호흡곤란과 호흡부전 등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다솜 노원을지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독감 예방접종은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다른 호흡기 감염질환 모두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폐렴으로 이행할 위험성이 보다 높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예방 목적으로 모두 적극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독감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겨울부터 이른 봄에 유행한다. 일반 감기보다 증세가 심하고 발열, 전신 통증, 근육통, 두통, 상기도 또는 하기도 염증 등을 유발한다. 일반 감기에 비해 독감은 특히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만성질환자의 경우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예방접종 후 약 2주가 지나야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에 늦어도 11월까지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면 감기도 같이 예방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자체가 달라 독감 예방 접종을 한다고 해서 감기가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감기는 200여 종 바이러스 중 1종 단독 혹은 2종 이상이 결합해 발병한다. 콧물, 코막힘, 목 통증, 기침, 미열, 두통, 근육통이 주된 증상이다.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데, 대부분 저절로 치유된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며 A형, B형, C형으로 나뉜다. 이 중 A형과 B형이 사람에게 독감을 일으킨다. 독감에 걸린 후 고열이 심해지면서 호흡곤란, 누런가래가 나오는 기침을 하게 되면 폐렴을 의심해보고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독감 증상이 발생한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건강한 사람이 독감에 걸리면 대개 3～5일 지나면 호전되고 1~2주 이상 지나면 대부분 완쾌한다.
만약 독감에 걸렸다면 ▲충분한 휴식 ▲실내에 젖은 수건을 걸어두는 등 실내 공기를 따뜻하고 건조하지 않게 유지 ▲가래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호흡기계 회복에 도움이 되는 충분한 수분 섭취 ▲고열과 통증이 있을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른 해열진통제 복용 등이 도움이 된다.
건강한 생활습관도 독감의 예방이나 빠른 회복을 위해 중요하다. 전 교수는 “생활습관의 변화가 호흡기 감염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면서 "예를 들면 산책, 자전거 등 적당한 운동이 도움이 되고, 면역 기능 향상을 위해 과일, 채소,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저당, 저염, 저지방식 위주의 식습관과 금연, 금주 등 생활 속 작은 변화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