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참총장 "홍범도 흉상 이전, 흔들린 육사 정체성 바로잡는 일"
육참총장 "홍범도 흉상 이전, 흔들린 육사 정체성 바로잡는 일"
  • 뉴시스
  • 승인 2023.10.2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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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본부 국감서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공산주의 이력 있는 분 흉상, 설립 취지에 맞나"
"홍범도 흉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
 강종민 기자 = 23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영호 육군사관학교장

남빛나라 기자 = 박정환 육군 참모총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과거에 여러가지 대적관을 흐리게 만든 육사(육군사관학교) 정체성을 흔드는 그런 일을 바로잡는 일환이라고 이해해달라"고 23일 밝혔다.

박 총장은 이날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범도 장군을 포함해 항일투쟁, 광복운동 한 그분들의 업적은 위대하고 존경받아야 하지만 육사에 홍범도 흉상이 있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서 육사 생도들이 6·25 전쟁을 배우지 않고 북한학을 배우지 않고도 졸업을 하고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분의 흉상을 특별히 세우고 이런 것들이 과연 생도들의 교육 또 육사 설립 취지에 맞는가"라며 "흉상 하나만 보지 말고 교과 과정을 포함한 육사 발전 과제"라는 넓은 관점에서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육사 설립 취지나 교육 목적이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서 대적관으로 무장된 생도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흉상을 이전하게 된 것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권영호 육군사관학교장은 "총장과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임기 5년 중) 1년은 업무 파악하고 3년 일하다가 후보 바뀌면 레임덕인데 이미 1년 반이 지났다"며 "3년 반 후에 다시 홍범도 흉상을 원위치할 거냐 말 거냐는 논쟁을 할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수십년간 한번도 문제된 적 없는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이 이번 정권에서 이념 논쟁으로 불붙었단 지적에 박 총장은 "육사에 안중근 장군님 동상이 있지만 그것에 대해선 한번도 논의가 된 적 없다. 홍범도 동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이 홍 장군 흉상을 육사에 그대로 두는 게 좋다고 밝힌 상황에서 어디로 이전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독립기념관은 홍 장군 흉상 이전지 후보 중 하나다.

박 총장은 "그 분(한 관장)이 흉상 설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자문한 분"이라며 "그 분 의견이 객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념관으로 보낼 것이냐는 질문엔 "그것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국방부가 과거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아 육사 교정 내 홍 장군 흉상을 철거하려고 계획했단 사실이 알려진 이후 역사·이념 논쟁이 지속하고 있다.

홍 장군 흉상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 등 다른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4명의 흉상과 함께 설치됐다. 

육사는 홍 장군 흉상을 연말까지 독립기념관이나 전쟁기념관 등 외부로 이전할 방침이다.

아울러 흉상과 함께 조성된 '독립전쟁 영웅실'도 철거하고 6·25 전쟁, 월남전 파병 등을 반영한 '국난극복 역사학습공간(국난극복실)'로 재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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