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레넌·50대 해리슨·80대 매카트니&스타…비틀스 '나우 앤 덴'
30대 레넌·50대 해리슨·80대 매카트니&스타…비틀스 '나우 앤 덴'
  • 뉴시스
  • 승인 2023.11.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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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모든 멤버가 참여한 마지막 노래
27년 만의 신곡…"아련한 감성·풍성한 사운드"
 비틀스. 

이재훈 기자 =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The Beatles)'의 신곡 '나우 앤 덴(Now And Then)'이 공개됐다.

3일(이하 한국시간) 음반 유통사 유니버설뮤직에 따르면, 비틀스의 모든 멤버가 참여한 마지막 노래 '나우 앤 덴'이 전날 오후 11시(한국 시각) 발매됐다.

비틀스 멤버 네 명이 모두 참여한 신곡이 나온 건 1996년 '리얼 러브(Real Love)' 이후 27년 만이다.

'나우 앤 덴'은 비틀스 멤버 존 레넌(1940~1980)이 1977년 피아노 반주 위에 목소리를 얹은 미완성 데모곡이었다. 1980년 레넌 사망 이후 1994년 그의 아내 오노 요코가 남은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81), 고(故) 조지 해리슨(1943~2001), 링고 스타(83)에게 해당 곡이 담긴 데모 테이프를 넘겼다.

1995년 3월 비틀스 멤버 4명과 프로듀서였던 영국 밴드 'ELO'(Electric Light Orchestra)의 제프 린은 새로운 연주와 코러스를 녹음해 데모와 함께 믹싱했으나 발매를 포기했다. 몇몇 구간에서 피아노 반주가 레넌의 목소리를 묻어 버렸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두 소스(Source)를 분리하는 기술의 한계로 작업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이 곡은 기술의 발달로 마침내 빛을 봤다. 2021년 피터 잭슨이 감독한 다큐멘터리 '비틀스: 겟 백(The Beatles: Get Back)'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런 기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오디오 복원 방법(디믹싱)을 찾게 됐다.

 비틀스

마침내 지난해부터 남은 두 비틀스 구성원인 매카트니와 스타는 '나우 앤 덴'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했다.

깔끔하면서 선명하게 분리한 레넌의 목소리에 1995년 녹음한 해리슨의 일렉트릭·어쿠스틱 기타 연주, 새로이 녹음한 스타의 드럼과 매카트니의 베이스·슬라이드 기타·피아노 연주 그리고 두 멤버(매카트니·스타)의 코러스 목소리를 담았다.

30대 레넌의 목소리, 50대 해리슨이 연주한 기타 소리, 80대 매카트니·스타의 연주·목소리가 시공간을 초월해 한데 어우러진 것이다.

비틀스가 평소에 즐겨 쓰던 현악 오케스트라 연주도 포함했다. 오케스트라 편곡은 매카트니와 프로듀서 자일스 마틴이 맡았다. 마틴은 '제5의 비틀'로 통하는 프로듀서 조지 마틴의 아들이자 2006년부터 비틀스 프로젝트를 맡아온 주요 인물 중 한명이다.

'나우 앤 덴'은 비틀스의 마지막 노래에 걸맞게 아련한 감성과 풍성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유니버설뮤직은 "특히 30대 레넌의 목소리와 80대 노인이 된 매카트니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하모니는 듣는 이에게 뭉클한 감동을 준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번 신곡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담은 12분 미니 다큐멘터리도 전날 공개됐다.

다큐멘터리에서 매카트니는 "컴퓨터 신호음이 몇 초간 나오더니 드디어 레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 선명하고 깨끗했다. 여기에 다른 멤버들의 연주까지 더해지니 진정한 비틀스의 노래가 탄생했다"라고 말했다.

스타는 "실제로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존 (레넌)이 마치 진짜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엄청났다"고 전했다.

레넌의 아들 션 레넌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수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모두 함께 비틀스의 노래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정말 큰 감동이었다"면서 "마치 타임캡슐을 탄 것 같았다, 정말 뜻깊은 순간"이라고 기뻐했다.

인공 지능(AI)의 힘을 빌려 곡을 만든 것에 대해선 모두 "존 레넌은 살아 생전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흥미로워했던 사람이니까 환영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나우 앤 덴'과 함께 1962년 10월 데뷔 싱글 '러브 미 두(Love Me Do)'도 멀티 트랙으로 공개했다. 기존 모노 믹싱에서 벗어난 스테레오와 돌비 애트모스로 믹싱한 버전이다. 유니버설 뮤직은 "비틀스 역사의 시작과 60년이 흐른 마지막을 담은 역사적인 구성"이라고 특기했다.

이어 오는 10일엔 비틀스의 대표곡을 담은 컬렉션 앨범 '1962-1966'(The Red Album)과 '1967-1970'(The Blue Album)이 2023년 에디션 패키지로 발매 예정이다. 두 앨범은 각각 '레드 앨범'과 '블루 앨범'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나우 앤 덴'은 '블루 앨범'에 추가됐다.

새로 나오는 레드 앨범 수록곡은 기존 26곡에 초창기 비틀스에게 영향을 준 로큰롤 및 R&B 커버곡 그리고 해리슨의 초기 작품을 포함해 12곡을 추가했다. 2022년 스페셜 에디션을 위해 작업한 '리볼버(Revolver)' 수록곡을 제외하면 모두 2023년 믹스 버전이다. 이번에 나오는 블루 앨범 수록곡은 기존 28곡에 '나우 앤 덴'을 포함 후기 작품 9곡을 추가했다. 2017년부터 '50주년 기념반'을 위해 믹싱한 곡들 외에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싱글 트랙이나 50주년 앨범이 따로 나오지 않은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Magical Mystery Tour)'(1967)의 수록곡이 새로운 믹스 혹은 돌비 애트모스를 거쳤다.

또 이날 오후 11시엔 '나우 앤드 덴' 뮤직비디오가 나온다.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로 이번 곡 발매 기술에 큰 공을 세운 잭슨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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