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당뇨병 유병률 급증…10명 중 6명 "혈당수치 몰라"
2030 당뇨병 유병률 급증…10명 중 6명 "혈당수치 몰라"
  • 뉴시스
  • 승인 2023.11.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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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당뇨병의 날' 맞아 당뇨병 인식 조사
"젊은당뇨병 조기관리 위해 국가지원 필요"
국내 20~30대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당뇨병 진단기준인 공복혈당·당화혈색소 인지율이나 당뇨병 관리 수칙 실천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영미 기자 = 국내 20~30대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당뇨병 진단기준인 공복혈당·당화혈색소 인지율이나 당뇨병 관리 수칙 실천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한당뇨병학회와 노보 노디스크가 11월14일 '세계당뇨병의 날'을 앞두고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실시한 온라인 '당뇨병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 전체 응답자(344명)의 59.9%(206명)는 자신의 공복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 및 식후혈당 수치와 함께 당뇨병의 중요한 진단기준 중 하나인 ‘당화혈색소’의 경우 2030세대 중 73.6%(253명)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전단계’를 모르는 사람도 54.2%(186명)였다.

우리나라 당뇨병 인구가 6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2030세대의 당뇨병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 30대 당뇨병 환자는 12만 1568명으로 4년 전보다 25.5%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20대 당뇨병 환자는 2016년 2만3798명에서 2020년 3만5005명으로 약 47% 증가했다. 20대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52.5%가 증가한 80대 이상이 유일했다.

2030세대가 당뇨병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 인식 조사에서 2030세대 응답자의 89.5%(20대 88.2%, 30대 90.8%)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답했다. 특히 당뇨병 비진단자(325명) 2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20대 55.6%, 30대 43.6%)했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해 걱정해 본 비율도 66.7%(20대 68.5%, 30대 65.0%)에 달했다.

올해 2030세대의 당뇨병 심각성 인지율은 90.5%로, 지난해(82.8%)보다 6.75%포인트 상승했다. ’당뇨병전단계’ 인지율은 지난해보다 9.5%포인트 올랐고, 특히 30대의 인지율은 12.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당화혈색소 인지율(26.5%)과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의 비율(40.1%)은 지난해(당화혈색소 인지율 24.7%, 공복혈당 수치 인지율 40.8%)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당뇨병 관리수칙 중 적정 체중 유지와 규칙적 식사는 10명 중 3명꼴(각각 36.7%, 39.7%)로, 규칙적 운동은 10명 중 2명꼴(19.9%)로 실천하고 있어 지난해 대비 큰 개선이 없었다.

또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하고 질환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의 당뇨병에 대한 경계심은 낮았다. 2030세대 당뇨병 비진단자 중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사람조차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은 42.5%(308명)로 10명 중 4명에 그쳤다. 당화혈색소 인지율은 27.9%(85명)로 더 낮았다.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 질병 부담 1위인 질환으로, 고혈압, 신장질환, 심근경색증 및 뇌졸증 등과 같은 만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2030세대의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빠르게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늦은 나이에 발병하는 당뇨병에 비해 이른 나이에 미세혈관합병증과 대혈관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조기 사망의 위험 역시 증가한다.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젊은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2030세대가 당뇨병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면서 "2030세대의 당뇨병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높았으나,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에 대한 인지율이나 관리 수칙 실천율은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학회는 젊은 당뇨병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위해 대국민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면서 "2030세대는 질병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해 당뇨병을 간과하기 쉬운 연령대로,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기 위한 국가적 개입이 필수"라고 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고, 남녀 모두 35세부터 당뇨병 선별 검사 등을 받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당뇨병 인식 조사의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3.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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