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 2.2%?…이팔전쟁·유가·중국 등 '가시밭길'
내년 경제성장률 2.2%?…이팔전쟁·유가·중국 등 '가시밭길'
  • 뉴시스
  • 승인 2023.11.1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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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기는 상고하저?…"중(中)에 가까운 수준"
고금리 장기화·시장금리 상승에 "내수 증가세 둔화"
중국 부동산 경기 급락 →"韓 경제 성장세 둔화"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임하은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과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p)씩 하향조정했다. 특히 내년도 성장률을 잠재성장률 2% 내외를 소폭 상회한 2.2%로 전망했는데, 이는 정부 전망치인 2.4%보다는 낮고, 국제통화기금(IMF)·한국은행 전망치와는 같다.

내년도 경제 전망의 위험요인으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영향을 꼽았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정부·한은·IMF 전망치와 같은 1.4%로 낮췄다. 8월 수정 전망(1.5%) 때보다 0.1%p 낮은 수치다.

10일 KDI는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내년 경기는 상고하저?…"중(中)에 가까운 수준으로"

KDI는 내년에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경기가 나아지면서 우리 경제가 아주 완만한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특히 건설투자가 크게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세가 둔화하고 취업자 수 증가폭도 올해보다는 축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치상으로만 보면 내년은 올해의 기저효과로 상고하저(上高下低)일 텐데, 경기 흐름 자체는 상하반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내년 2.2%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인데, 이를 고(高)라고 보기는 힘들다. 점점 올라가서 중(中)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강종민 기자 =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는 2024년 우리 경제는 내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2.2% 성장을 전망했다.

◆고금리 장기화·시장금리 상승에 "내수 증가세 둔화"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직전 전망(2.4%)보다 0.6%p 낮아진 1.8%로 관측했다. 고금리 기조로 상품소비가 부진할 것으로 판단했다.

정규철 실장은 "생각보다 고금리 기간이 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이 반영돼 시장금리 자체가 많이 올라가면서 소비와 투자를 제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설비투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겠지만 수출이 완만하게 회복하면서 내년에 2.4%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내년도 소비자물가는 내수 둔화의 영향을 고려해 올해 3.6%보다 낮은 2.6%로 전망했다. 취업자 수도 올해(32만명)보다 축소된 21만명 증가, 실업률도 2.7%에서 3.0%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노동공급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 2024년에도 취업자 수의 높은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봤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의 한 재건축 빌딩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이 기계를 사용해 시멘트를 붓고 있는 모습.

◆중국 부동산 경기 급락 →"韓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

중국의 부동산업체의 부채 위기가 지속 확산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 실장은 경제현안 분석에서 제1의 수출교역국인 중국의 건설업 생산이 10% 감소하게 되면 우리나라 GDP가 0.4% 줄어든다는 분석을 내놨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전날 브리핑에서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면서 중국 건설업체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실물투자가 크게 둔화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전망, 올해 내년 85달러로 10달러 상향 조정

KDI는 이번 수정 전망에서 내년도 원유 도입 단가를 기존 75달러에서 10달러 상승한 85달러 내외로 전제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물가상승률도 직전 전망보다 0.1%p 상승한 2.6%로 전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아직까지 유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주변 중동지역으로 분쟁이 확산할 경우 우리 경제에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천소라 전망총괄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여타 중동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통화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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