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100여개국 돌며 '맞춤형' 엑스포 총력…"17시간 비행 전략 공부만"
한 총리, 100여개국 돌며 '맞춤형' 엑스포 총력…"17시간 비행 전략 공부만"
  • 뉴시스
  • 승인 2023.11.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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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들 "한 총리, 비행기서 잠 안 자고 공부"
한 총리, '부산' 설득 위한 전략짜며 이동해
배훈식 기자 = 아프리카와 유럽 해외순방에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현지시간) 카메룬 야운데 총리관저에서 조셉 디옹 은구트(Joseph Dion Ngute) 카메룬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양소리 기자 = "총리가 비행기에서 자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이건 체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책임감으로 해내는 거라고 봐야죠(국무총리실 관계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EXPO) 개최지 선정을 위한 최종 투표일은 28일. 닷새 앞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개최지 선정 투표권이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 182개 회원국 중 우리가 공략할 수 있는 100여 개 국가를 직접 찾아 '맞춤형' 홍보전을 펼치며 지지를 요청했다.

23일 국무총리실 고위급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다. 유럽, 아프리카 등 국가는 편도 이동시간만 10시간이 넘을 때가 허다하다"며 그간의 일정을 설명했다.

총리실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는 한 총리가 해외 순방을 갈 때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한다는 것이다. 해당 국가의 역사와 현안은 물론 각국 정상의 특장점까지 머릿속에 넣는다.

지난주 한 총리의 3박7일 아프리카 순방에 동행한 한 참모는 "17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해당 국가에 대해 각 부처가 올린 보고서와 외신, 논문까지 읽느라 눈을 붙이질 않는다"며 "옆자리에 앉은 참모들도 덩달아 십여 시간을 뜬 눈으로 이동한다"고 귀띔했다.

총리는 대체 어떤 '공부'를 하는 걸까.

총리실 관계자는 "보통 한 국가의 정상을 만나 30~40분간 이야기를 나눈다. 그 시간 동안 이 나라를 설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기 위해 한 총리는 상당히 긴장한 채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영어에 능통한 한 총리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정상과 만난 자리에서는 통역 없이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더 길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어로 된 보고서를 완전히 이해해야 이걸 영어로 말할 수 있다. 전문용어가 나오면 한 총리는 외교부나 산업통상부 관계자들에 영어 표현을 물어가며 내용을 익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명원 기자 = 아프리카와 유럽 5개국을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최근 한 총리는 매일 4~5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늦은 밤까지 통화하며 부산 엑스포 지지를 호소하는 중이다. 해당 국가의 시차 때문에 자정까지 통화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정부는 현재 엑스포 판세를 '49 vs 51'로 분석하는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박빙 열세지만 상당히 따라붙었다는 것이다. 한 총리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총력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엑스포 유치에 도전하는 도시는 부산과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까지 세 곳이다.

첫 투표에서 BIE 회원국 3분의 2(122표) 이상을 얻은 후보지가 나오면 투표를 종료되지만 3분의 2 이상 표를 받은 도시가 없으면 3위 도시가 탈락하고 1~2위 도시를 대상으로 당일 바로 2차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사실상 개최지 투표가 사우디와 한국의 싸움으로 굳어진 가운데 정부에서는 1차 투표에서 어느 국가도 122표를 얻지 못한 채 결선투표가 시작된다면 이탈리아 지지표가 대거 우리 쪽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시간으로 28일 밤 9시30분께 각 후보 도시의 대표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PT)을 마치면 투표가 진행된다.

부산은 엑스포 투표 기호 1번을 받았다. 로마가 2번, 사우디는 3번이다. 우리 정부는 '부산 is 넘버 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마지막 PT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 결과는 29일로 넘어가는 자정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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