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김창열 유찰?…크리스티홍콩 11월 경매, 낙찰률 약 90%
이우환·김창열 유찰?…크리스티홍콩 11월 경매, 낙찰률 약 90%
  • 뉴시스
  • 승인 2023.11.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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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토모 나라 등 높은 추정가 넘지 못하고 경합도 낮아
5월 경매(낙찰총액 한화 약 2095억 원)보다 시들 분위기
야요이 쿠사마의 꽃 경매를 진행하는 리앙-린 첸. '꽃'은 한화 약 129억 원에 판매됐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평균 낙찰률 약 90%, 10억5000만 홍콩 달러(한화 약 1736억 원). 크리스티 홍콩 11월 경매는 "산유, 쿠사마, 정상화 등 아시아 명작의 성공적인 결과를 기록했다"고 자평했지만 찬바람이 분 경매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줬다. 지난 5월 경매(낙찰총액 ·한화 약 2095억 원)보다 낮은 매출로 인기 작품도 높은 추정가를 넘지 못했다. 출품작 중 약 50%가 높은 추정가를 뛰어넘고 열띤 경합이 벌어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 연출됐다.

경매에 나오기 무섭게 100억 대를 넘기며 팔리던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 '엉터리 이발사'(2000)는 별다른 경합없이 최대 추정가(8500만 HKD)의 절반도 못 미친  5119만5000HKD(한화 약 85억 원)에 낙찰됐다.

요시토모 나라, Bad Barber(엉터리 이발사),Painted in 2000,Price realised(구매자 수수료 포함),HK$51,195,000 / 한화 약 85억 원

한국 미술품은 얼어붙었다. 29일 20·21세기 미술 데이 경매에 나온 이우환 ‘점으로부터’와 ‘조응(Correspondance)’, 김창열 ‘물방울’이 유찰됐다. 박서보 ‘묘법 No. 060503(Ecriture No. 060503)’은 264만6000HKD(한화 약 4.4억원)에 낙찰됐지만 추정가(200만~400만 HKD) 범위 중 낮은 가격에 팔렸다.

다만 28일 이브닝 경매에서는 정상화 화백의 푸른색 ‘무제’가 최고 추정가(180만 HKD)를 훌쩍 넘는 가격(302만4000HKD·한화 약 5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아 한국미술 자존심을 세웠다.

크리스티 코리아 이학준 대표는 "크리스티 홍콩 경매의 국내작 낙찰자는 상당수가 한국인인데 이들이 지갑을 닫은 여파로 보인다"며 “중국시장보다 불황에 취약한, 시장 규모가 비교적 작은 한국 시장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작가 야요이 쿠사마는 건재했다. 이번 경매의 쿠사마 작품은 100% 낙찰되어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특히 20/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에 나온 '꽃(A Flower)'은 7812만5000 HKD(한화 약 129억 원)에 판매되며, 작가 경매 두 번째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 큰 손들이 여전히 힘을 발휘했다. 이번 경매 최고가는 중국 근대 미술의 대가인 산유의 '태피스트리에 누워 있는 나부(Femme nue sur un tapis)'로 최고 추정가를 넘은 1억8737만5000HKD(한화 약 309억 원)에 낙찰됐다. 또 포스트 밀레니엄 이브닝 경매에 나온 중국 작가 순이티안(孫一鈿·32)의 굽이 높은 빨간 구두 그림인 ‘세계에서 7센티미터 위(Seven Centimeters above the World)’도 추정가 범위(58만~66만 HKD)를 훌쩍 뛰어넘는 107만1000HKD(약 1억7700만 원)에 팔렸다.

크리스티 홍콩은 "11월 경매는 34개국에서 참여하며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신규 구매자 중 약 40%, 특히 이브닝 경매의 신규 구매자 중 약 67%가 밀레니얼 세대 고객인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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