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부위원장 "은행 직원도 ELS 이해 못하고 판매…조사 후 조치"
금융위 부위원장 "은행 직원도 ELS 이해 못하고 판매…조사 후 조치"
  • 뉴시스
  • 승인 2023.12.0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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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는 굉장히 위험한 상품…10~20%의 확률로 완전히 망해"
ELS발 금융시장 불안에는 "개인 손해라서 가능성 크지 않아"
"미국처럼 선진화됐다면 공매도 금지하지 않았을 것"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형섭 기자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일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 우려 사태와 관련해 "상품 구조에 대해서 은행 직원들도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며 "그런 부분이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이번에 좀 더 자세히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ELS를 판 은행이나 증권사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같이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ELS가 문제가 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품이기 때문"이라며 "홍콩 지수가 엮인 것 보면 굉장히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80~90%의 확률로 정기예금보다 조금 (수익이) 나오지만 10~20%의 확률로 완전히 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당연히 사도 된다. 저도 산 적이 있다"며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불완전판매다. 상품 구조에 대해서 사는 사람은 물론 파는 사람 조차도 모르고 판매한 것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에 어머님도 가시고 60대 어르신도 가시고 하는데 이 상품의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 판매할 때 정기예금 이자가 4%인데 7% 수익이 거의 무조건 나올 것이라며 판매한 게 많다"면서 "은행 직원조차도 이게 무슨 상품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이 상당히 많이 문제가 된다면 추가적으로 금융당국이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LS발(發)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안으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주로 개인 투자자이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부위원장은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면 그 중에는 어려운 분들도 있겠고 목돈을 모아서 거기에 다 투자했다면 꽤 문제가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손해를 본 것이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해외에서는 한국 정부의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를 두고 총선 전 표심 잡기용이란 시각이 많다는 외신기자의 질문에는 "그냥 공매도를 중지한 것이 아니라 불법공매도 때문에 금지한 것"이라며 "공매도의 장점은 우리도 당연히 알고 있는데 미국 같은 선진화된 시장은 불법공매도가 거의 없고 장점이 많이 나타나지만 우리는 선진화가 아직 안돼서 불법공매도가 많다"고 반박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공매도를 금지한 적이 여러차례 있었지만 과거에는 시장이 악화됐을 때 한 것이고 지금은 시장악화보다는 불법공매도가 큰 요인"이라며 "미국처럼 선진화돼 있었다면 금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법공매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없앨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지 공정해지는 것이고 선진화 기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매도 전면금지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우리의 목표는 자본시장 선진화이다. MSCI는 중간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이지 제일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불법공매도가 없는 시장으로 바뀐다면 6개월 이후에 더 포지티브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금지된 이후에는 공매도가 전면재개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내년 6월까지는 가능한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이다. 그 이후에 전면재개를 할 것인지는 그때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당장 전면재개를 하겠다거나 말겠다는 입장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가 상생금융 압박으로 한국 금융기관의 손발을 묶고 있다는 지적에는 "(국내) 은행 쪽이 독과점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독과점 때문에 최근에 이익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지만 결국 코로나 시기에 대출이 많아지면서 그게 그대로 이익으로 갔다. 만약 경쟁 시장이었다면 그게 다 이익으로 갈지 명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은행의 이자 수익은 독과점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줄이라는 얘기이지 그냥 무조건 은행에 돈 내라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은행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은행이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독점으로 너무 쉽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혁신하고 해외에 나가서 돈 많이 벌어오라고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자본시장 전망과 관련해서는 "내년 성장률이 아주 높을 것이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올해보다 회복될 것이라고는 대부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자본시장 선진화도 계속 추진하니까 조금씩 더 반영될 것이라고 본다. 내년은 올해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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