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구원 '융합 나노현미경' 개발…"나노소재 한번에 측정"
표준연구원 '융합 나노현미경' 개발…"나노소재 한번에 측정"
  • 뉴시스
  • 승인 2023.12.0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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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기술로 이중층 그래핀의 독특한 적외선 흡수반응 원리 규명
국제학술지 게재, 기술이전 통해 융복합 나노측정기술 국산화 나서
 KRISS 이은성 나노분광이미징팀장이 개발한 융합 나노현미경을 활용해 시험을 하고 있다

김양수 기자 =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나노소재가 갖는 다양한 성질을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융합 나노현미경'을 개발해 기술이전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현미경은 원자힘현미경, 광유도력현미경, 전기힘현미경의 기능을 합친 융합 나노현미경이다.

렌즈를 대신해 미세한 기능성 탐침으로 시료를 두드려 시료 안팎을 들여다보는 방식이다. 나노물질의 형상과 광학·전기적 성질을 단 한 번의 스캔으로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융합 현미경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나노소재는 단층 그래핀에 비해 기계적 강도와 유연성, 열전도율이 높아 응용 잠재력이 뛰어난 물질인 이중층 그래핀이다. 각 층에 가해지는 전압을 달리하거나 겹쳐진 각도를 변형함에 따라 초전도성을 비롯해 다양한 물성을 띈다.

KRISS 나노분광이미징팀은 이번에 확보한 융합 나노현미경을 이용해 이중층 그래핀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적외선 흡수반응의 원리를 나노영역에서 밝혀냈다.
 
그래핀은 이중층으로 구성하면 단층구조 때와 달리 적외선을 흡수하는 영역이 생겨난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이 그래핀 두 층 간의 전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을 융합 현미경을 통해 확인하고 인위적으로 전하 불균형을 조절해 적외선 흡수성질을 제어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기존 나노현미경은 소재의 단일한 물성만을 각각 측정할 수 있어  복합적인 물성을 측정·분석키 어려웠다. 두 가지 물성을 동시에 측정한 사례도 있었지만 장비제작이 쉽지 않아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현미경은 기존 원자힘현미경의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 제작할 수 있어 산업현장에 적용하기 쉽다. 융합 나노현미경이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된 첫 사례다.

특히 이번 기술은 융복합 물성 측정 뿐아니라 국소적으로 물성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 현미경의 탐침으로 시료표면을 긁어 전자가 가해지는 양을 조절하면 소자의 광·전기적 성질을 제어 가능해 융복합 성질을 응용한 회로 디자인, 소자 설계에 쓰일 수 있다.

향후 융합 나노현미경의 측정 물성을 광·전기적 성질 외에 자기적 성질까지 확대하면 나노영역에서 광·전·자기적 성질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게 돼 양자물질을 포함한 다양한 융복합 신소재의 물성연구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광학분야 저명 학술지 '‘라이트: 사이언스 앤 애플리케이션(Light: Science & Applications, IF: 20.257)' 온라인판에 지난달 공개됐으며 기술이전 및 해외 특허출원도 추진중이다.(논문명:Characterizing and Controlling Infrared Phonon Anomaly of Bilayer Graphene in Optical-Electrical Force Nanoscopy)

KRISS 이은성 나노분광이미징팀장은 "이번 성과는 KRISS가 2015년부터 축적해 온 나노측정 연구 노하우의 결과물"이라며 "융복합 나노측정기술 국산화로 신소재 연구 주도권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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