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전셋값 6000만원 '껑충'…서울 아파트 '전세대란' 오나
일주일새 전셋값 6000만원 '껑충'…서울 아파트 '전세대란' 오나
  • 뉴시스
  • 승인 2023.12.1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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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29주 상승…3.3㎡당 2300만원
전세 사기 여파·집값 하락 기대…"전세 수요 증가"
내년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0년 만에 최저
최동준 기자 =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전세가격은 0.02% 올라 2022년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지난 7월 보합(0.00%)을 기록했던 서울은 전월과 비교해 0.07% 올랐고, 경기도는 하락세를 벗어나 0.01%를 기록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박성환 기자 = "요즘 전셋값은 일주일 단위로 5000만~6000만원씩 올라요."

지난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앞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에 전셋값이 일주일 단위로 오르면서 올 초 대비 2억~3억원 정도 상승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세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고 있다"며 "집값은 점점 떨어지는 전셋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올해 초 역전세난을 걱정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전세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세 매물은 빠르게 소진되고,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9개월 만에 3.3㎡(평)당 2300만원을 다시 넘어서는 등 2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로 강남 권역에서는 강서(1.48%), 영등포(1.45%), 강동(1.18%), 송파(1.13%)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강북 권역은 용산이 전월보다 2.98% 올라 서울 전체 지역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컸고 성북(2.13%)도 2%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KB부동산의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며 지난달 서울 아파트 3.3㎡당 전세 평균가격은 2308만5000원으로, 전달 대비 0.88% 상승했다. 3.3m²당 2300만원을 넘은 것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3.3m²당 전셋값은 1월 2398만3000원에서 7월 2245만1000원까지 하락했지만, 8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실제 일부 아파트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4단지(전용면적 108㎡)는 지난 10월 7억~8억원대 거래된 이후 지난달 말부터 8억8000만원~9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서구 한강타운 아파트(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3억6800만~5억원 선에서 거래된 뒤 지난달 5일 5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반등은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역전세 해소를 위해 전세 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작됐다. 또 전세 사기 여파로 주택 임대 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된 데다, 집값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선 주택 매매 수요까지 전세로 몰리면서 수급불균형이 가속화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921가구로 예상된다. 이는 부동산R114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과거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1년(2만336가구)보다도 절반가량 줄었고, 올해(3만2795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입주 물량이 급감으로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전셋값 상승으로 주거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고금리의 장기화로 내년 주택 매매가격은 2.0% 하락하고,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선회하면서 전셋값은 2.0%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4.8% 하락한 전세가격은 내년 2.0%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수요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입주 물량이 소폭 감소해 전셋값은 상승할 것"이라며 "전세보증금 반환 이슈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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