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 우려 확산에 사업장 '옥석가리기' 속도낸다
부동산PF 부실 우려 확산에 사업장 '옥석가리기' 속도낸다
  • 뉴시스
  • 승인 2023.12.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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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김형섭 기자 =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침체 여파로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PF 부실 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4조3000억원으로 6월말 대비 1조2000억원 늘었다. 연체율은 2.42%로 집계돼 2분기 대비 0.24%포인트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증권이 13.85%로 가장 높았으며 저축은행 5.56%,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4.44%, 상호금융 4.18%, 보험 1.11%, 은행 0% 등의 순이었다.

금융당국은 PF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안정정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PF 대출잔액 및 연체율 증가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020년말 92조5000억원이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1년말 112조9000억원, 2022년말 130조3000억원, 2023년 3월말 131조6000억원, 6월말 133조1000억원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체율도 2020년말 0.55%, 2021년말 0.37%에서 2022년말 1.19%, 2023년 3월말 2.01%, 6월말 2.17% 등으로 급증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PF 대주단을 통한 만기연장·이자유예 등의 조치로 연착륙을 시도해 왔다. 그럼에도 자금난을 겪는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는 커지는 분위기다.

고금리 기조로 PF 대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개발 사업이 지연·취소되는 등 수익성 악화로 건설업계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실제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폐업한 종합 건설사는 이달 4일 기준 전국 총 512곳에 달한다. 최근에는 부동산 PF 우발채무 비중이 높다고 알려진 시공능력 16위의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설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PF 사업장 부실에 대한 자기책임과 시장원칙에 따라 정리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등 최근 달라진 분위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업성이 다소 조금 미비하거나 자산 감축 등 특단의 조치 없이는 재무적 영속성의 문제가 있는 건설사·금융사는 기본적으로 시장 원칙에 따라서 적절한 형태의 조정 내지는 정리돼야 한다는 대원칙이 있다"며 "자구 노력이라든가 손실 보상을 전제로 한 자기책임 원칙에 따른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감독당국 내에서 그런 것에 대한 기본원칙을 강하게 확인하는 논의들이 있었다"며 "PF 등을 포함한 다양한 리스크 요소들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때는 이미 가진 30조 상당의 시장조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지만 시장 원리에 따라 특정 사업장이 정리될 때 시장 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방식으로 개입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사업성은 충분하지만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겠지만 사업성 제고가 어려운 부실 사업장에 대해서는 옥석가리를 통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엄정한 사업성 평가를 반영해 건전성을 분류하고 보수적 시나리오에 기반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한 금융권의 자체적인 정리·재구조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9월말 기준 경·공매 진행 중인 사업장은 120개다. 지난해말 70개, 올해 6월말 100개에서 점차 늘고 있다.

시행사가 대주단 협약을 신청했으나 대주단 자율협의회에서 사업성 부족 등으로 판단하고 경·공매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사업장도 현재 28개로 계속 늘고 있다.

저축은행·여전업권의 'PF 부실채권 정리펀드'를 통한 사업장 재구조화도 원활히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부동산 PF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밀착 모니터링과 함께 금융권 펀드 등을 통한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PF 사업장 정리 및 재구조화를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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