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술약속" 은근히 즐기는 당신…혹시 알코올중독?
"오늘도 술약속" 은근히 즐기는 당신…혹시 알코올중독?
  • 뉴시스
  • 승인 2023.12.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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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나 빈도 늘고 통제 안되면 중독 의심
1년 내 진단기준 2가지 이상 경험시 진단
크고 작은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연시 술을 적당히 마시지 않으면 알코올 중독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술을 마시는 양이나 빈도가 점점 늘고 음주 행위가 통제되지 않으면 중독으로 진행 중인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백영미 기자 = 크고 작은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연시 술을 적당히 마시지 않으면 알코올 중독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술을 마시는 양이나 빈도가 점점 늘고 음주 행위가 통제되지 않으면 중독으로 진행 중인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알코올 중독으로 5만8920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남성이 77%로 여성(23%)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여성은 20~60대까지 고루 분포했고, 남성은 40,50,60대가 55%를 차지했다.

단순히 술을 많이, 자주 마신다고 해서 알코올 중독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기능에 영향을 끼치는 수준인 '남용'과 '신체적 의존' 두 가지를 모두 합쳐 진행성 뇌 질환인 '알코올 중독(알코올 사용 장애)'으로 통칭한다. 알코올 중독은 술로 인해 일상생활, 건강 등 삶에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한다.

조서은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년 내 알코올 중독 진단 기준 중 2가지 이상을 경험하면 중독 진단을 내린다"면서 "술로 인해 건강이 망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절 능력을 상실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시점부터 알코올 중독으로 본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 진단 기준은 ▲의도했던 것보다 술을 많이 혹은 오랜 기간 마신다 ▲술을 줄이거나 조절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거나, 노력했지만 실패한 적이 있다 ▲술을 구하거나 마시거나 또는 그 효과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다 ▲술에 대한 갈망이 있다 ▲술을 마시는 것 때문에 직장이나 학교, 가정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술 때문에 사회·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계속 마신다 ▲술 마시는 것 때문에 사회적·직업적 혹은 여가 활동을 포기하거나 줄였다 ▲신체적으로 해가 되는 상황에서도 반복적으로 마신다 ▲술을 마셔 신체적·심리적 문제가 반복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마신다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해 보다 많은 양의 술을 필요로 하게 됐다 ▲음주를 중단하거나 음주량을 줄였을 때 불안·초조하거나 예민해지고 수면 문제, 오심, 구토, 빈맥, 발한, 떨림 등의 금단 증상이 있었다 등 11가지다.

"술 마시는 것을 즐긴다"면서 점점 더 많이, 자주 마시고 술을 마시는 것을 멈추지 못해 통제가 되지 않으면 중독으로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알코올은 각종 암을 유발하고 뇌 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기간 음주는 간 질환, 췌장 질환, 감염, 심장 질환, 위장 출혈, 신경학적 손상 등도 유발한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약 80%는 극심한 우울감에 빠진다는 통계도 있다. 급성 금단 동안 약 80%가 한 번 이상 공황장애 수준의 공황 발작을 경험하고, 약 3%는 과음·금단에 따른 환청, 편집 망상을 호소한다.

술을 마신다고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조 교수는 "술을 마시면 수면 잠복기가 감소해 빨리 잠든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된다"면서 "렘수면과 같은 깊은 수면이 감소하면서 중간에 자꾸 깨게 되고, 목 주변 인후 근육을 이완시켜 코를 골게 되고, 수면 무호흡증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는 ▲문제를 인식하고 술을 끊고 치료 동기를 극대화 하는 '개입' ▲심신을 안정시키고 장기 치료를 도우며 휴식, 영양·비타민 공급, 치료약물 투여 등을 시행하는 '해독' ▲일상생활에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재발을 막는 '재활' 3단계로 진행된다. 심근병, 간 기능 장애, 소화기 출혈 등 응급 상황이나 정신과적 응급 상황이 있으면 이를 우선 치료한다. 

조 교수는 "알코올 중독 치료는 스스로 절대로 술을 조절해 마실 수 없는 사람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면서 "알코올 중독은 자신도 모르게 찾아와 오랜 세월 지속되기도 하며 잦은 재발로 삶을 망가뜨리지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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