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하면 완판은 옛말"…분양시장,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
"분양하면 완판은 옛말"…분양시장,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
  • 뉴시스
  • 승인 2023.12.1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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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분양가 상승 부담↑…분양가상한제 단지 청약 몰려
국민 평형 85㎡ 9000만원 상승…"분양시장 양극화 지속"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박성환 기자 = 주택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분양가 상승과 고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분양시장을 향한 청약 수요가 한풀 꺾인 가운데 다른 민간 분양단지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나 합리적인 분양가를 내세운 단지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 접수를 진행한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린 더 센텀은 170가구 모집에 1만8494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108.79대 1까지 치솟았다. 이 단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역세권 단지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청약 수요가 몰렸다는 평가다.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약 1년 만에 9000만원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분양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1681만원이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약 9000만원(8976만원)이 올랐다. 지난해 월간 평균 분양가는 9월까지 1400만원대 수준이었지만, 10월에 1500만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 5월(1613만원) 이후로 1600만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t당 7만8800원이던 시멘트 7개사 평균 가격이 올해는 11만2000원으로, 3년 새 42.1% 급등했다. 레미콘 가격은 루베(레미콘 단위)당 2020년 6만6385원에서 2022년 8만1664원으로, 23% 상승했다. 철근은 12월부터 t당 8000원씩 올랐다.

인건비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상반기 보다 3.95%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1%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운 분양가상한제 단지들에 청약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상위 단지 10곳 중 9곳은 모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로 나타났다.

올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 중 청약흥행에 성공한 곳은 ▲경기 파주 파주운정 신도시 우미린 더 센텀(A21) 108.79대 1 ▲전북 전주 에코시티 한양 수자인 디 에스틴 85.39대 1 ▲경기 평택 호반써밋 고덕 신도시 3차(A49) 82.33대 1 ▲충북 청주 신영 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S1) 73.75대 1 등이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당분간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청약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지면서 합리적인 분양가와 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청약시장에서 당분간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경쟁률도 낮아질 것"이라며 "적절한 분양가를 책정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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