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만 빼고 '공모 의심' 진술…송영길 '금품 관여' 인정돼 구속
측근만 빼고 '공모 의심' 진술…송영길 '금품 관여' 인정돼 구속
  • 뉴시스
  • 승인 2023.12.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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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석·박용수·강래구 등 재판 진행
공모 의심되는 녹취록, 증언 등 다수
최동준 기자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류인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최종 책임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몰랐다'는 송 전 대표의 주장이 힘을 잃게 됐다. 송 전 대표와 최측근이 부인했지만 법원은 그가 금품 수수에 관여했다고 1차 판단을 내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자정께 송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 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4월부터 '정치적 책임은 인정하지만, 법률적으로는 돈 봉투 의혹에 공모하지 않았다. 후보로서 모든 부분을 챙길 수 없어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수차례 주장했다. 법원이 이 주장을 전면 배척한 것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1년 3월30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와 공모해 이성만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에게서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의원이 1000만원을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강 전 감사와 박용수 전 보좌관과 함께 같은 해 4월19일 경선캠프에서 스폰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이 돈과 캠프 자금이 합쳐져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을 통해 현역의원 약 20명에게 뿌려졌다는 것이 검찰의 의심이다.

재판 과정에서는 이 같은 검찰의 의심을 뒷받침하는 관련 인물들의 진술이 이어졌다.

김씨는 먼저 기소된 박 전 보좌관 등의 재판에서 5000만원을 박 전 보좌관에게 전달한 이유에 대해 "박 전 보좌관이 정식 라인"이라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저와 송 전 대표가) 친구인데 친구가 지원한 돈을 편하게 송 전 대표에게 보고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강 전 감사의 요청을 받고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선거 자금을 받은 경우 후보에게 보고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누가 다녀가서 격려해줬다고 말해 후보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예감을 하게 하고 후보 마음을 다독여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강 전 감사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 전 부총장의 "강 전 감사가 캠프에 들어오는 돈을 송 전 대표에게 말하라고 했다"는 진술도 있다. 그는 "송영길의 선거고 송영길이 후보자다. 캠프에서 일어난 중요한 일은 후보에게 보고한다"며 "자금을 받은 것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검찰은 이정근 녹취록을 통해 '이 의원이 지역본부장에게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자금을 캠프에 제공한다는 것을 사전에 송 전 대표가 보고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전 감사가 사후 보고도 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다만 박 전 보좌관은 송 전 대표에게 김씨가 제공한 5000만원에 대해 보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송 전 대표 측도 보고받는 등 공모한 적이 없다고 했다.

법원은 송 전 대표의 싱크탱크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로 들어온 7억6300만원이 불법 정치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먹사연의 성격이 단순 공익법인이 아니라 송 전 대표의 외곽 정치조직이라는 검찰 주장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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