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5% 오른다는데 어떻게 버티나"…속타는 점주들
"임대료 5% 오른다는데 어떻게 버티나"…속타는 점주들
  • 뉴시스
  • 승인 2023.12.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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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2년 간 가격 안 올려…BBQ도 1년7개월째 동결
"원가 부담 계속되는데…인상 안하면 무책임" 지적도
조성우 기자 = 서울 시내 한 식당 입구에 메뉴가 표시돼 있다

주동일 기자 = "임대료를 새해부터 5% 올린대요. 인건비 때문에 혼자 일하고 있지만, 재료값은 오르고 배달앱 광고도 해야하는데 이젠 진짜 못버티겠어요."

인천에서 배달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갈수록 나가는 돈은 느는데 사람을 못쓰니 혼자 일하는 시간만 길어지고 건강도 나빠져서 가격을 올리거나 그만둬야 하나 싶다"고 하소연 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A씨처럼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8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4개월 전인 6월 438만7000명 보다 10만명 줄었다.

업계에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줄어든 것은 이들 가계가 직원을 신규 채용했기 때문 이라기 보다는 재룟값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폐업을 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로 자영업자들 중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는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700조6000억원보다 6.2% 증가한 액수다. 다중채무자 수는 117만 8000명으로 같은 기간 3.2%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접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가맹점주들은 본사 측에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외식프랜차이즈업계 가맹본부 관계자는 "사회적으론 가격 인상을 죄악시하는 분위기지만 매장에서 일하는 점주들은 전부터 가격을 인상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본사 차원에서도 오랫동안 많은 비용을 감내해와 이젠 공급가를 낮추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표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꼽히는 BBQ는 지난해 5월 이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다. bhc는 2021년 12월 이후 2년째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점주들이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견디고 있는데 앞으로도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면 무책임한 수준"이라며 "점주들이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을 통해 배달을 주문하면서 늘어나는 점주들의 부담을 외식프랜차이즈 업계가 오랫동안 지적해왔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가와 인건비 부담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배달플랫폼을 사용하면 배달의민족과 카카오에서 떼 가는 주문중개수수료와 배달대행 업체에 제공하는 배달대행비가 추가됐다는 지적이다.

한 외식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2만원짜리 피자 한판을 시킨다고 치면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를 제외해도 점주가 중개수수료 약 2000원과 배달대행비 약 2000원을 낸다"며 "사실상 유통 과정이 두 단계 늘어나면서 메뉴 가격의 약 20%가 배달 때문에 발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미 부담이 높아질대로 높아져 조치가 시급해진 상황"이라며 "전부터 점주들 사이에서 제기된 가격인상안을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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