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섭 기자 = 분기말 연체채권 상·매각에 따라 잠시 주춤했던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10월말 다시 큰 폭으로 뛰었다.
금융감독원이 25일 발표한 '2023년 10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월말(0.39%)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월말(0.24%)과 비교하면 0.19%포인트 올랐다.
2022년 6월 0.20%까지 내려갔던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고금리 영향으로 연체가 불어나는 모양새다.
그 결과 지난 8월 0.43%까지 올랐던 연체율은 9월 은행이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분기말 효과 덕에 0.39%로 잠시 진정되는 듯 했지만 이내 다시 8월 수준으로 올랐다. 이는 2020년 2월 0.43%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4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3분기말 상·매각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월대비 1조7000억원 줄었다.
신규연체율은 0.11%로 전월(0.09%)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월(0.05%) 대비로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와 기업대출 전분야에서 연체율이 증가했다.
10월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48%로 전월말(0.42%) 대비 0.06%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19%)은 전월말 대비 0.05%포인트 늘었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55%)은 전월말(0.49%) 대비 0.06%포인트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중소법인 연체율(0.59%)은 전월말(0.52%)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으며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51%)은 전월말(0.46%)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37%)은 전월말(0.35%) 대비 0.02%포인트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0.25%)은 전월말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고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0.71%)은 전월말 대비 0.06%포인트 늘었다.
금감원은 "10월말 연체율은 9월중 상·매각 등으로 하락한 후 다시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최근 추세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다만 신규연체 확대로 연체율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건전성 약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등 정리 확대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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