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성질환 넘어 항암까지"…차백신연구소, '광폭 R&D'
"감염성질환 넘어 항암까지"…차백신연구소, '광폭 R&D'
  • 뉴시스
  • 승인 2023.12.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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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팜포 항암백신 활용 가능성 확인
엘팜포 병용 면역항암제 내년 IND
감염성질환 넘어 mRNA백신 개척
차백신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면역증강 플랫폼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감염성질환 예방백신을 넘어 항암백신과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우수한 면역증강 효과를 가진 독자개발 면역증강제 L-pampo(엘-팜포)를 활용해 펩타이드 항암 백신을 개발 중이고, Lipo-pam(리포-팜)을 활용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분야도 진출 중이다. 

백영미 기자 = 차백신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면역증강 플랫폼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감염성질환 예방백신을 넘어 항암백신과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우수한 면역증강 효과를 가진 독자개발 면역증강제 L-pampo(엘-팜포)를 활용해 펩타이드 항암 백신을 개발 중이고, Lipo-pam(리포-팜)을 활용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분야도 진출 중이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암 치료 트렌드는 병용요법이다. 병용요법은 단일약물 치료보다 시너지 효과가 큰 반면 높은 독성과 위험성이 단점이다. 항암 백신은 체내 면역력을 높여 암 세포를 죽이는 방식이어서 화학 항암제 등과 달리 독성이 낮아 병용 치료에 적합하다.

펩타이드 백신은 항암 백신에서 연구가 활발한 분야다. 펩타이드 백신은 재조합 단백질 백신으로, 오랜 기간에 걸친 검증을 토대로 다양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효능이 불충분해 개발이 중단되거나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는 등 개발이 미진하다.

리포팜은 면역증강 효과와 더불어 암세포를 사멸하는 효과가 있어 연구소는 펩타이드 백신의 효능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 이미 상용화 돼 있거나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면역증강제 Alum(알룸), Montanide(몬타나이드), GM-CSF(과립구대식세포-콜로니 자극인자)와 L-pampo의 효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리포팜이 다른 면역증강제에 비해 항원제시세포인 수지 상세포를 효과적으로 활성화하고 항원 특이적인 T세포의 면역원성을 높여 암의 크기를 감소시키고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리포팜과 항원으로 제조된 항암백신을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했을 때 T세포의 면역원성이 면역관문억제제 단독 투여 대비 25배 이상 증가되고 T 세포의 활성화도 15~40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소는 지난 8월 리포팜이 항암백신 면역증강제로서 효능을 가지고 있고 면역관문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캔서스(Cancers)’에 발표했다. 현재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암에 최적화된 펩타이드 조합을 발굴해 항암백신을 개발, 면역관문억제제의 낮은 반응률을 극복하는 병용요법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HSP90 항원성 펩타이드를 포함하는 항암용 백신 조성물’ 특허를 취득했다.

연구소는 항암백신 외에 면역항암제도 개발 중이다.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요법이 목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것을 억제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한다. 세포 독성이 적어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작다. 반면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침투하지 못하는 ‘저면역원성(콜드 튜머·Cold Tumor)’ 상태에서는 치료 반응률이 30%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소는 면역관문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핵심은 독자개발한 면역증강제 리포팜이다. 리포팜을 종양에 투여하면 암세포를 죽여 암항원을 노출시키고, T세포를 비롯한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이 과정에서 종양미세환경은 저면역원성에서 고면역원성(핫 튜머, Hot Tumor)’ 상태로 바뀌며 면역관문억제제 효과가 높아진다.

지난해 분당차병원 암센터와 대장암∙피부암 쥐 모델에 엘팜포와 PD-1, CTLA-4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 투여하는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대장암 모델에서는 마우스 10개 개체 중 8개 개체에서, 피부암 모델에서는 마우스 10개 개체 중 9개 개체에서 종양이 완전 소실되는 높은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소는 엘팜포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에 대해 2024년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리포팜은 연구소가 개발한 면역증강제 플랫폼인 엘팜포의 리포좀 제형으로, 지질나노입자(LNP) 형태의 면역증강제다. 엘팜포의 면역증강 활성물질인 TLR2/TLR3 리간드를 리포좀 형태로 만들어 체액성 면역반응뿐 아니라 세포성 면역반응을 높게 유도하며 DNA나 mRNA의 전달물질로도 활용할 수 있어 mRNA 백신 개발에도 유용하다.

연구소는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인 ‘CVI-VZV-001’에 리포팜을 사용했다. 전임상 단계(동물실험)인 일본뇌염, 계절독감, 항암, 노로바이러스 백신 등 다양한 백신에도 적용했다.

연구소는 리포팜에 대해 호주(2022년 3월), 일본(2022년 5월), 미국(2023년 5월)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중국과 유럽에 특허 출원해 심사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노인 인구가 적고 기대 수명이 짧아 노인용 백신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용 백신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연구소는 독자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와 리포팜을 활용해 노인용 백신을 개발 중이다. 고령층은 백신을 접종해도 면역력이 저하돼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 연구소의 면역증강제는 저하된 면역력을 높여줌으로써 노인에게도 충분한 백신 효과를 나타나게 해준다. 이를 바탕으로 노로 바이러스 백신을 비롯해 대상포진 백신, 노인용 독감과 코로나 혼합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연구소는 면역증강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 'HBV-002'은 임상 2b(후기 2상)상을 진행 중이며, B형 간염 예방백신 'HBV-001'은 임상 1·2a상(전기 2상)을 완료했다. B형 간염 예방백신 'HBV-002'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세 백신 모두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을 추진 예정이다.

대상포진 치료·예방백신(VZV-001)은 지난 임상 1상 IND을 받은 후 올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에 돌입했다. 2025년 치료백신의 임상 1·2a상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소는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세대 백신 면역치료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확대하고, 임상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 기술이전을 통한 매출을 연구 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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