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현 기자 =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놓고 주요 채권자들이 모여 태영 측의 제시한 자구안에 대해 논의한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2시 산은 본점에서 5대 은행과 주요 채권자 등을 모아 회의를 개최한다. 대상자는 500억 이상의 익스포져가 있는 채권자로 담당 임원과 실무 팀장급이 참석한다.
채권자들은 이 자리에서 기존 자구안으로는 워크아웃 무산까지 거론된다는 점을 들어 태영 측에 강도 높은 자구안 마련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자구안으로는 오너의 사재 출연과 태영 측의 태영건설 추가 지원이 거론된다.
주요 채권자인 산은은 태영 측의 워크아웃 의지와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산은은 '태영그룹 보도자료에 관한 채권자 입장'을 통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일부인 890억원이 지원되지 않고 있다며 즉시 지원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태영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을 모두 태영건설에 사용하기로 했지만, 이 중 890억원을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에 사용했다는 이유다.
산은은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잘못된 내용"이라며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시 확약한 바와 같이 아직 태영건설 앞 지원하지 않은 890억원을 즉시 지원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날 태영 측은 티와이홀딩스가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대금 중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지분 416억원에 개인 재산을 더해 484억원의 사재를 출연했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이 모두 태영건설 지원에 이행됐다고 주장했다.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연대보증 리테일 채권 상환과 관련해 "TY홀딩스가 지켜져야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를 호도하는 주장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태영그룹의 워크아웃 분수령은 이번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비난하며 주말까지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황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국민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수준의 추가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비난했다.
워크아웃에 도달하지 못하면 태영건설은 법정관리나 청산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경제정책방향 합동 브리핑에서 "태영건설이 법정관리로 갔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며 "건설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대비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