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엄마에게 기증한 신장…"로봇수술 통해 이식 성공"
딸이 엄마에게 기증한 신장…"로봇수술 통해 이식 성공"
  • 뉴시스
  • 승인 2024.01.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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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성모병원 신췌장이식팀
모녀 생체신장 로봇이식 성공
은평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가 생체 신장 로봇이식술을 집도하고 있다

백영미 기자 =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뇌사자 신장 로봇 이식에 이어 살아있는 사람의 신장을 이식하는 '생체 신장 로봇 이식을 잇따라 성공했다.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지난해 하반기 2차례의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40대 딸이 기증한 생체 신장을 로봇 수술을 통해 60대 엄마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만성신장질환과 당뇨병으로 2020년 은평성모병원을 찾았던 환자는 2023년 초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증에 적극적으로 나선 딸의 신장을 로봇 수술로 이식받아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수술에서 이식팀은 약 6cm 크기의 하복부 최소 절개창을 이용해 기증자의 신장을 환자의 복강 내로 넣고,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1cm 내외의 작은 구멍 4개를 통해 정교하게 혈관을 문합했다.

이식 후 의료진의 적극적인 관리로 빠르게 회복한 환자는 수술 2주 만에 퇴원했다. 현재 정기적인 외래 추적관찰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신췌장이식팀은 이번 생체 신장 로봇이식에 앞서 지난해 7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의료진은 당시 만성사구체신염으로 9년간 투병 중이던 50대 여성에게 로봇 수술로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해 국내 의료 환경에서 뇌사자 기증 장기의 로봇이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후에도 뇌사자 공여 이식에서 최소 침습 수술을 활발히 적용해 지난해 11월 두 번째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에 성공했다. 이번 생체 신장 로봇이식 시행을 통해 뇌사자 장기 및 생체 장기를 아우르는 로봇이식 인프라를 확립했다고 보고 있다.

2019년 4월 진료를 시작한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직후부터 장기이식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개원 100일 만에 5대 주요 장기이식(신장, 심장, 간, 췌장, 각막)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병원 내 병원인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을 열고 초고난도 이식으로 분류되는 소장이식을 비롯해 신체 모든 장기에 대한 이식을 시행하고, 국내외 의료기관들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로봇이식 시행에 필요한 기반을 다져왔다.

최범순 신장내과 교수는 “장기이식은 수술 전 관리에서부터 일상생활 복귀 후 건강관리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협진이 필수적”이라면서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환자 돌봄에 힘써준 의료진과 빠르게 건강을 회복해준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황정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우리나라 장기이식 술기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고, 로봇이식 분야도 생체 공여자 이식에서 뇌사 공여자 이식으로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면서 “로봇 이식이 환자들의 치료성적 향상과 예후 개선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이식은 고귀한 생명나눔이자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라며 “의학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기증 문화 확산과 기증자 예우에 대한 정책 제안 등 장기이식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모든 교직원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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