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년 만에 北선박 독자제재 재개…'위험한 거래' 동원된 11척
정부, 8년 만에 北선박 독자제재 재개…'위험한 거래' 동원된 11척
  • 뉴시스
  • 승인 2024.01.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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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유류 반입·밀수출 관여…개인 2명·기관 3곳 포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의 지난 2019년 북한의 안보리 제재 위반 등을 평가한 반기 보고서에 담긴 동중국해 석유제품 불법 환적.

변해정 기자 =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원한 선박 11척에 대해 독자제재를 가했다.

선박에 대한 대북 독자제재는 8년 만에 재개하는 것으로, 바닷길을 통한 북한의 교역 활동을 옥좨 핵·미사일 개발을 단념시키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외교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북 독자제재 대상 지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제재 대상은 선박 11척과 개인 2명 및 기관 3곳이다.

이는 윤석열정부 들어 15번째이자 올해 들어 첫 대북 조치다. 특히 선박에 대한 독자제재를 가한 것은 2016년 3월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들은 ▲남대봉(NAM DAE BONG, 옛 다이아몬드 8) ▲뉴콩크(NEW KONK) ▲유니카(UNICA) ▲싱밍양 888(XING MING YANG 888) ▲수블릭(SUBBLIC) ▲아봉 1(A BONG 1)·금야강 1(KUM YA GANG 1) ▲경성 3(KYONG SONG 3, 옛 안니) ▲리톤(LITON) ▲아사봉(A SA BONG, 옛 해준) ▲골드스타(GOLD STAR) ▲아테나(ATHENA) 등이다.

이들 선박 모두 북한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석탄 수출·정제유 반입을 돕거나 북한의 선박 간 환적 행위에 관여한 혐의를 받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북한제재위원회(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적시됐다.

이 중 7척은 전문가 패널이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제재위에 권고한 선박들이다.

남대봉, 뉴콩크, 유니카, 아봉 1, 싱밍양 888, 수블릭은 북한 항구에 입항한 후 직접 정제유를 인도해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97호 5항상의 '정유 제품의 공급·판매·이전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 경성 3은 불법 해상 환적에 관여해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75호 11항상의 '북한에게 또는 북한으로부터 공급·판매·이전된 품목의 북한 선박과의 선박 간 이전 금지' 의무를 어겼다.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 9월 발간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이 그 해 4월까지 연간 한도의 1.5배에 달하는 정제유 78만 배럴을 반입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또 뉴콩크와 유니카 2척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 정부가 세계 최초로 독자제재를 지정한 사례다. 뉴콩크와 유니카는 지난 2022년 12월12일 유엔이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었다.

제재 대상 개인으로는 중고 선박과 정제유를 북한에 반입한 주단동 백설무역 소속 박경란과 대북 불법 해상 환적 활동과 북한 노동자 송출에 관여한 민명학 리상무역 총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기관 중에서는 만강무역이 백설무역 단동지부와 연계돼 해상 환적을 통한 북한산 석탄 등의 밀수출과 중고 선박 대북 반입에 관여해왔다. 리상무역은 해상 환적을 통한 밀수출과 유류 밀반입을, 유아무역은 해상 환적을 통한 북한산 석탄 등의 밀수출을 각각 벌여왔다. 

제재 대상은 '외국환거래법'과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우리 국민이 제재 대상과 외환이나 금융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를 받지 않고 거래하는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이번 제재 대상 선박은 관련 법령에 따라 국내입항 허가를 받아야만 입항할 수 있다. 개인과 기관들도 우리 국민과 외환 및 금융 거래를 하려면 각각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외교부는 "이번 조치는 해상 분야까지 포괄하는 촘촘한 제재망을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해상을 매개로 한 불법 자금과 물자 조달을 차단함으로써 불법 핵·미사일 개발을 막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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