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자이자 라이벌로…다시 만난 김하성·이정후
조력자이자 라이벌로…다시 만난 김하성·이정후
  • 뉴시스
  • 승인 2024.01.2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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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서 함께 뛴 절친한 선후배 사이
라이벌 구단 SD·SF 소속으로 재회
김선웅 기자 = 메이저리거 김하성과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t와 LG 트윈스의 5차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주희 기자 =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인연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이어진다. 이제는 조력자이자 라이벌로 피할 수 없는 대결도 앞두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하성과 이정후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2017년 이정후가 키움에 입단했을 때부터 2020시즌을 마친 뒤 김하성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4년 동안 키움의 승리를 위해 함께 뛰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선배 김하성이 먼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로 건너간 뒤 이정후도 이번 겨울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응원했던 김하성은 힘도 제대로 실어주고 있다.

김하성은 최근 미국 출국을 앞두고 "(이)정후가 (미국에서) 첫 시즌을 맞이하는데 항상 말해온 것처럼 건강하게 부상만 없이 한다면 '한국의 이정후'처럼 '미국의 이정후'도 할 수 있을 있을 거다. '이정후가 이정후 한다'하는 시즌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동생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2021시즌 빅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던 김하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백업 내야수 역할을 맡으며 수비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타격에서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27득점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김하성도 "첫 해에 힘들고 그랬던 게 엊그제 같다"며 2021시즌을 돌아보기도 했다.

힘들었던 시간을 묵묵히 참고 견뎌낸 김하성은 이제 어엿한 빅리거로 자리잡았다. 지난해는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을 수확하면서 실버슬러거 후보에 올랐다.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낯설었던 새 리그에서의 시간을 먼저 통과한 김하성의 경험은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정후에게도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물론 동생 이정후의 적응에 누구보다 많은 조언을 건네줄 김하성이지만 '승부' 만큼은 피할 수가 없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 소속된 라이벌 구단이다.

김하성은 "시즌 때 만난다면 어찌 됐든 이제는 적이기 때문에 정후가 (수비를 하고 있는) 나한테 치면, 봐주는 거 없이 다잡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KBO리그에선 늘 같은 팀이었던 이들이 '적'으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맺은 대형 계약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1억1300만 달러에 사인해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 계약에 성공했다.

김하성은 2024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설 수 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성장하며 이미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하성은 이번 시즌 활약에 따라 가치가 더 크게 뛰어 오를 수 있다.

현지 매체에서는 김하성 역시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하성은 "이정후가 좋은 계약을 해서 정말 축하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정후가) 동생이기 때문에 (내가) 그 금액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활약을 펼쳐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끈끈한 사이의 이들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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