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1985년부터 건설, 핵보유 야심 초기부터 선명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1985년부터 건설, 핵보유 야심 초기부터 선명
  • 뉴시스
  • 승인 2024.01.24 0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밀 해제된 CIA 등이 촬영한 인공위성 영상 분석 결과
2006년 이후 6차례 핵실험 1·2번 갱도 건설 착수 확인
비욘드 패럴렐 "외교 협상 카드 넘는 핵보유 야심 있었다"
1984년 10월 4일 미국의 KH-9 군사위성이 촬영한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의 영상으로 핵실험장 건설 작업이 시작되지 않았음이 확인된다. 좁은 흙 길 여러 곳이 산재해 있는 모습이다

강영진 기자 = 북한이 함경북도 화성군 풍계리에 핵실험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은 1985년~1986년 사이이며 이는 북한이 당시 이미 본격적인 핵무장을 추구하기로 결정했음을 보여준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비욘드 패럴렐(BEYOND PARALLEL)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욘드 패럴렐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비밀 해제한 인공위성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1985년부터 1986년 사이에 풍계리 핵실험장 1번 갱도와 2번 갱도 굴착을 시작했음이 확인된다고 전했다.

비욘드 패럴렐은 북한이 당시 본격적으로 핵 기반시설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었다면서 이들 영상으로 북한이 단순한 실험이나 협상 외교 협상 카드를 위한 핵 능력 개발을 넘는 핵 보유 야심을 가졌음이 분명하게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1980년대 빠르게 핵 기반시설로서 핵실험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으며 풍계리를 실험장 지역으로 정한 것은 사람이 살지 않고 지질학적으로 적합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984년과 1987년 촬영한 인공위성 영상을 분석하면 1985년과 1986년 사이의 어느 시점에서 실험장 건설이 시작됐음이 확인된다.

CIA가 비밀 해제한 1984년 영상은 10월 4일 그해 6월 발사된 KH-9 인공위성이 촬영한 것이다. KH-9 인공위성 영상의 해상도는 촬영 각도에 따라 60cm에서 1.2m에 달하는데 풍계리 촬영 영상은 해상도가 60cm에 가까워 높은 쪽이다.

이 영상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실험 지역이 된 지역에 많은 벌목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시설이나 도로 건설 흔적은 없다.

그러나 3년 뒤인 1987년 9월23일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 SPOT1 인공위성이 촬영한 영상에는 3년 사이 개발이 상당히 진전된 것이 확인된다. 1번 갱도의 입구로 이어지는 개천의 서쪽을 따라 실험장 동쪽 계곡에 비포장 도로가 건설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가 발사한 SPOT1 인공위성이 1987년 9월 23일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 지역 영상. 1번 갱도와 2번 갱도 굴착이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되며 핵실험장 운영 및 지원 단지 건설을 위한 터다지기와 굴착도 확인된다

이에 더해 커다란 흙더미가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터널 굴착이 상당한 정도로 진척돼 있음도 확인된다. 그러나 SPOT1위성 영상은 해상도가 떨어져 건물이 있는 지는 확인할 수 없다.

또 실험장의 서쪽 계곡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늘어나는 흙더미가 포착돼 2번 갱도의 굴착이 시작됐음이 확인된다. 그밖에 핵실험장 운영 및 기반 시설 건설도 시작됐음도 현지 굴착 규모를 근거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1번 갱도와 마찬가지로 영상의 해상도가 떨어져 건물이 들어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두 영상에서는 뒤에 3번과 4번 갱도 건설 흔적이 없어 두 갱도는 뒤에 굴착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1번 갱도와 2번 갱도에서 6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했으며 3번 갱도에서 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핵실험장 운영 및 지원시설 지역에서 남쪽으로 약 6km 떨어진 곳이 뒤에 지휘센터 지역이 된다. 1984년 촬영한 KH-9 인공위성 영상에 따르면 이곳은 구억동 마을 주변 강가와 언덕에 있는 농경지였다.

구억동 남쪽으로 2.5km 떨어진 개천 주변에도 농사와 주택이 확인된다. 이 지역은 1984년 10월 4일과 1987년 9월 23일 사이에 큰 변화가 없었으며 홍수로 인해 개천의 흐름이 바뀐 것만이 확인된다.

핵실험장이 있는 계곡의 남쪽 끝이 풍계리여서 풍계리 핵실험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풍계리 마을 북쪽에 인접한 마을은 수문내로 농지와 관련 시설이 있었다.

1987년부터 최초의 고해상도 상업 위성 영상이 촬영되기 시작한 2002년 11월 2일 사이에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의 변화는 CIA 등의 인공위성 영상이 추가로 비밀 해제돼야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핵실험장 건설을 시작한 지 20년이 지난 2006년 10월 9일 1번 갱도에서 1차 핵실험을 했으며 1번 갱도는 이후 폐쇄됐다. 1차 갱도를 한 차례 핵실험용도로 건설했거나 설계 잘못으로 여러 차례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비밀 해제된 영상에서는 2번 갱도의 초기 건설 작업도 1984년과 1987년 사이에 시작된 것으로 확인된다. 북한은 2번 갱도에서 모두 5차례의 핵실험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