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손실은 빙산의 일각"…홍콩ELS 만기 물량 '첩첩산중'
"1월 손실은 빙산의 일각"…홍콩ELS 만기 물량 '첩첩산중'
  • 뉴시스
  • 승인 2024.01.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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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4월까지 월별 만기 규모 큰 폭으로 늘어
H지수 현재 수준이면 상반기 5~6조대 손실 관측
 김금보 기자 =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정필 기자 =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급락하면서 예견됐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1월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월별 만기 물량은 내달부터 4월까지 점차 불어나 H지수가 현 수준을 지속할 경우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액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와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H 관련 ELS 만기 상환 금액은 10조원 넘게 집중돼 있다. 월별 H지수 ELS 만기 상환 금액은 1월 9172억원에서 2월 1조6586억원, 3월 1조8170억원에 이어 4월 2조5553억원으로 점차 늘어난다. 5월에는 1조5608억원, 6월에는 1조5118억원이 예정돼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의 홍콩 ELS 만기 손실액은 지난 26일까지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 만기가 된 5886억원어치 상품의 평균 확정 손실률은 53%로 나타났다.

H지수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중 50개 종목을 추려 산출한다. H지수를 기초로 한 ELS는 통상 3년 뒤 만기가 됐을 때 가입 당시보다 H지수가 70% 아래로 떨어질 경우 하락률만큼 손실을 보는 구조다. 2021년 2월 당시 1만2000선을 넘어섰던 H지수는 최근 5300대로 주저앉았다.

홍콩 ELS 총 판매잔액은 19조3000억원 규모로 80%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 등으로 상반기에 10조2000억원이 집중돼 있다.

이 상품은 15조9000억원 규모를 은행에서 팔았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 8조원,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원, 우리은행 400억원 등이다.

홍콩 H지수가 상품 판매 당시인 2021년 상반기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면서 연초부터 50%가 넘는 만기 손실이 불어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상반기 손실이 5조~6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은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의 과실이 인정되면 손실에 대한 일부 배상을 하게 된다. 앞서 지난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와 2021년 라임펀드 사태 당시 금융당국은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라고 금융사에 권고했다. 업계에서는 H지수 ELS의 지속적인 부진을 전망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홍콩 H지수 평균가는 2021년 1월 1만1339포인트, 2월 1만1743포인트, 3월 1만1180포인트"라며 "현재와 같은 지수 수준을 유지할 경우 대부분 원금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홍콩 H 관련 ELS는 2021년 상반기 발행 물량이 대거 손실을 보면서 만기 상환에 들어가기 때문에 당분간 발행에 있어서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기상환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으로 지난해 4분기 1차 조기상환 실패가 일부 있었고, 올 1분기 초에도 이미 6개월 전 지수의 95%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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