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뇌종양 재발 과정 첫 분석…"맞춤치료 가능성 제시"
악성뇌종양 재발 과정 첫 분석…"맞춤치료 가능성 제시"
  • 뉴시스
  • 승인 2024.02.07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악성 뇌종양 재발 과정 분석해 새 치료법 제시"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의 암 단백 유전체 분석을 통해 신경세포와 뇌종양 세포 간 네트워크 형성이 뇌종양 재발을 유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백영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의 암 단백 유전체 분석을 통해 신경세포와 뇌종양 세포 간 네트워크 형성이 뇌종양 재발을 유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고려대 의대 의료정보학교실 사경하 교수 연구팀과 국립암센터 박종배 교수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환자 123명의 원발암(암세포가 최초로 발생한 부위에서 발생한 암)과 재발암에 대한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분석을 통해 치료 후 종양세포의 진화 과정을 추적 관찰한 결과를 7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치료법이 제한적인 악성 뇌종양 중 하나로 유전적 변이가 다양하고, 뇌 신경세포와 유기적으로 연결 가능하다. 또 초기 치료 후 재발 빈도가 매우 높고, 재발 암의 대부분은 방사선·항암제 치료에 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 연구 결과 치료 후 재발 암은 암세포와 신경세포와의 신경전달물질 상호작용을 통해 암의 성장, 진행 및 전이에 영향(뉴로날)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 발생 기전과 관련이 있는 'WNT/PCP 신호전달경로'와 암세포의 생존, 성장, 분화 등에 영향을 주는 'BRAF 단백체'의 활성화를 통해서다.

또 환자 유래 세포 및 동물 모델을 통해 종양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정상 신경세포와 뇌종양 세포 간 시냅스(신경세포들의 가지와 가지를 이어 신호를 주고받는 부위) 형성이 재발된 암이 방사선·항암제 치료가 잘 듣지 않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BRAF 단백체 억제 효과를 가진 표적치료제 베무라페닙을 표준항암제인 테모달과 함께 투여하면 재발 종양세포의 성장, 진행, 전이가 억제되고 침습 능력이 저해되는 것을 발견했고, 동물모델의 생존 기간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사경하 교수는 “기존의 단편적인 유전체 분석만으로는 종양의 진화 패턴을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다차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시사점이 크다”고 밝혔다.

박종배 교수는 “유전체부터 단백체, 임상데이터와의 통합을 통해 세계 최초로 신경세포와 뇌종양 세포 간 네트워크 형성이 뇌종양 재발을 유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암 단백 유전체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캔서셀'에 실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