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값 당분간 800원대 후반"…엔저 언제까지
"엔화값 당분간 800원대 후반"…엔저 언제까지
  • 뉴시스
  • 승인 2024.02.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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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3개월만에 150엔 돌파
원·엔 2개월만에 800원대로 추락
1분기까지 엔화 약세 이어질 것
 고승민 기자 = 엔화 환율이 14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의한 금리인하 관측 후퇴에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1달러=150엔대 중반으로 내려 시작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의 엔화 및 달러화 모습. 

남주현 기자 =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에 따른 강달러 여파에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달러당 엔화값은 3개월 만에 150엔을 넘어섰고, 원·엔 환율은 2개월 만에 800원대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과 함께 1분기까지 800원대 후반에 머무를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15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날 10시7분 현재 100엔당 원화의 매매기준율은 886.24원을 기록 중이다. 원·엔 환율은 종가 기준 이달 5일 897.4원으로 떨어진 후 7거래일 째 80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당 엔화값도 약세다.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 장중 150.9엔까지 치솟으며 3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더니 이날 역시 150엔 초중반대에 거래 중이다.

엔화값 폭락은 달러 강세 영향이 작용했다. 미국과 일본 금리차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 달러 강세가 예상되면서 달러 매수와 엔화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만 해도 연준의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높았지만, 올해 들어 금리 인하 예상 시기가 점차 점차 늦춰지고 있다.

지난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파월 의장의 3월 인하 선긋기에 이어 전날 발표된 예상치를 웃돈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그대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시점을 늦추며 엔화 약세에 속도를 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 참가자의 연준의 5월 인하 전망은 CPI 발표 전 60.7%에서 발표 후 39.34%로 내려왔다. 반면 3월 동결 가능성은 84.0%에서 89.5%로 치솟았다.

이 영향으로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1월13일 이후 3개월 만에 104선 후반대로 올라섰고, 엔·달러는 그대로 150엔대로 직행했다.

달러 강세는 원화보다 엔화값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원·엔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원화는 최근 수출 개선과 증시의 외국인 매수가 가치를 방어 중이다. 1월 무역수지는 20개월만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김근수 기자 = 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 안으로 관광객들이 들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감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올해 하반기에나 이뤄지고, 일본 역시 완화적 통화정책을 당분간 이어가며 금리 차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엔·달러가 150엔을 넘으면서 BOJ(일본은행)의 통화 개입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엔화 약세의 방향성을 돌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BOJ는 2022년 9~10월 엔화값이 152엔 가까이 치솟자 엔화를 사들이는 개입에 나섰다.

일본이 피벗 조건으로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 단서를 달아온 만큼 엔화 반등은 춘추(봄철 임금협상)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이후 물가 압력에 통화 정상화 기대가 힘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값에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영향이 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BOJ의 개입은 엔화 추세를 바꾸기 보다는 속도 조절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이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1분기 이후로 밀리고 있고, BOJ는 이르면 4월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1분기까지 원·엔이 현재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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