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 푸른 숲 정남진 장흥 ①] 맑은 물, 탐진강의 선물을 누리는 땅
[맑은 물 푸른 숲 정남진 장흥 ①] 맑은 물, 탐진강의 선물을 누리는 땅
  • 제민주 기자
  • 승인 2019.06.17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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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장흥군의 슬로건 따라 떠난 여행
* 현재 장흥군의 슬로건인 ‘맑은 물 푸른 숲 정남진 장흥’을 바탕으로 물과 숲, 정남진에 대한 여행기를 3주에 걸쳐 연재합니다.

 

몇 년에 한 번씩은 전라남도 여행을 다녀올 기회가 주어진다.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닌 타의에 의한 일정이기에 우연 같지만, 어쩌면 적당한 주기를 가지고 꾸준히 찾게 되는 걸 보니 필연 같은 땅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던 전라남도는 팔도 중 가장 많은 이들이 유배를 떠나온 곳이었다. 한양에서 멀기도 하거니와 망망대해 같은 바다를 사방에서 바라볼 수 있는 도서 지역도 천지이니, 무념무상으로 오로지 죄에 대한 회개만을 실행하는 장소가 되기에 최적이라 판단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전라남도는 전혀 다른 의미와 이유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고장이 되었다. 쫓기듯 온 곳이 아닌, 쫓기듯 살아가던 세상에서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한 이들의 여행지라고 하는 게 어떨는지. 그리고 특히 군과 면 같은 작은 단위의 전라남도 고장들을 여행할 때면 작지만 속이 꽉 차 있는, 그래서 너무나도 알찬 여행이었노라 말할 수 있는 기분을 쉬이 느끼게 된다.

이번에 다녀온 장흥군도 그러했다. 장흥군의 캐치프레이즈인 ‘맑은 물 푸른 숲 정남진 장흥’이 어떠한 반박도 불필요한, 장흥군을 설명하는 가장 알맞은 말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과 숲이 넉넉한 고장이라는 그 한 마디가 장흥군의 전부를 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력이 곳곳에서 넘실대던 땅, 장흥군을 이틀이면 충분한 일정으로 둘러봤다.
 

하늘에서 바라본 탐진강. 장흥읍을 지나는 탐진강 바로 옆으로는 정남진 토요시장과 같은 장흥 대표 명소가 자리한다. (사진 제공 : 장흥군청)
하늘에서 바라본 탐진강. 장흥읍을 지나는 탐진강 바로 옆으로는 정남진 토요시장과 같은 장흥 대표 명소가 자리한다. (제공 : 장흥군청)

 

전라남도 3대 강 중 하나, 탐진강

장흥군 장흥읍을 관통하는 탐진강의 이름은 장흥군과는 사실 큰 관계가 없다. 탐라국의 ()과 장흥군과 인접한 강진(康津)군의 ()이 더해져 형성된 이름이라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예양강, 수령천, 눌강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 바 있다는 탐진강의 길이는 약 52km며 유역 면적은 862.5km2에 달한다. 장흥읍을 가로 질러 흐르던 강물이 끝끝내 다다르는 곳은 결국 바다. 장흥군 유치면의 국사봉(613m)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던 정기 머금은 물이 군민들의 삶 속에서 양분처럼 쓰임 받다가 마지막 종착지로 조용히 빠져나가는 곳이 바로 남해다.

 

장흥다목적댐 옆에 자리한 장흥댐 물문화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댐 전경.
장흥다목적댐 옆에 자리한 장흥댐 물문화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댐 전경.

이 탐진강의 역할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06년 장흥다목적댐을 준공했다. 탐진강 일대의 홍수조절부터 수자원 공급, 수력발전 등을 두루 제공하는 역할을 이 댐이 도맡고 있는데, 이를 제공 받는 지역은 장흥군뿐만 아니라 강진, 영암, 완도, 신안, 무안, 진도, 목포, 해남 등 전라남도 9개 시·군이다.

탐진강이라는 자연의 귀한 보물, 그리고 그 보물을 유용하게 쓰기 위해 조성한 장흥다목적댐까지. 그래서 장흥군에는 유난히 물과 관련된 시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장흥다목적댐 바로 옆에 위치한 장흥댐 물문화관이나 장흥읍에 위치한 물과학관, 그리고 탐진강 전경을 한눈에 담은 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생태공원이 바로 그러한 시설들이다.

어디 이뿐일까. 장흥군을 넘어 전국적인 여름 축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정남진 장흥물축제(2019726일 금요일~81일 목요일)’ 역시 탐진강이 있어 존재하는 행사니, 가히 탐진강이라는 존재가 심어주는 물의 고장 이미지가 장흥군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장흥다목적댐 일대는 2005년부터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변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장흥다목적댐 일대는 2005년부터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변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탐진강의 여름, 더위를 잊은 장흥

탐진강에 조성된 징검다리를 건너 이동하는 사람들.
탐진강에 조성된 징검다리를 건너 이동하는 사람들.

초여름을 맞이한 탐진강 일대는 이제 본격적인 장흥물축제 준비로 분주해졌다. 축제의 주 무대가 될 정남진 토요시장 앞의 탐진강 부근은 이른 오전부터 잔디 정리에 한창이다. 물이 맑아 피라미, 은어떼 등이 헤엄치는 모습은 멀뚱히 서있기만 해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직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은 없으나, 얕은 수심의 강물을 지날 때면 굳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가 아닌 징검다리를 이용해 폴짝폴짝 경쾌하게 건너가는 이들도 흔한 풍경이다.

 

도심 가운데를 지나는 강은 사실 장흥군 탐진강만 있지는 않다. 서울만 해도 한강이라는 강이 위엄차게 대한민국 수도 중심을 횡단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탐진강을 바라보면 이 강 특유의 면면들이 확고하게 존재해서, 왠지 모를 특별함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전한다. 깊은 수심과 얕은 수심이 교차하듯 길게 뻗어있는 물줄기 길목마다 머지않은 거리에 사람이 산다. 새는 지척에서 날아들었다가 수면 위에서 물장구 한 번 펼치고 다시 뛰어 오른다. 탐진강 어느 구간이라도 가까이 가 보면 습지 생물과 풀, 꽃들이 가득하다.

 

 

 

 

수생 식물과 습지 생물 등 다양한 종이 탐진강을 터전 삼아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탐진강 주변은 자연 생태의 살아있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수생 식물과 습지 생물 등 다양한 종이 탐진강을 터전 삼아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탐진강 주변은 자연 생태의 살아있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제공 : 장흥군청)

 

맑은 물의 고장이라는 장흥에서 탐진강은 삶의 이유가 되고, 그건 곧 군민의 삶 자체가 된다. 사는 데 필요한 것 중 절대적인 존재인 물, 그 찬란한 생명력을 품은 거대한 물줄기가 흘러 감싸는 장흥군은 강 하나로 축복의 땅이라 감히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느 건축물 하나 강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 땅. 투박하리만큼 맑은 그 투명한 강을 중심으로 오늘도 장흥 사람들은 평범하고 소중한 하루를 살아내고 있을테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
일정 : 2019726()~81() / 7일간
장소 : 탐진강 및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
주최/주관 : 장흥군/장흥 물축제 추진위원회
문의 : 평일 061-860-0224, 0380 / 야간 및 주말 061-863-7071
홈페이지 : festival.jangheu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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