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선진적인 수술법으로 심장이식 성공
영남대병원, 선진적인 수술법으로 심장이식 성공
  • 뉴시스
  • 승인 2024.02.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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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식 수술 

 박준 기자 = 영남대병원은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고 있던 60대 환자의 심장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7일 밝혔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심부전으로 진행돼 호흡곤란,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심장의 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예후가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영남대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를 받던 중 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영남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다.

영남대병원은 1999년 대구와 경북지역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한 이후로 신장, 간 등 여러 장기에 대한 다양한 이식수술을 시행한 숙련된 경험을 토대로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직후부터 이식수술을 마치는 순간까지 모든 절차에서 진료과의 유기적인 협진 체계가 돋보였다.

우선 심정지 상태로 영남대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신속히 에크모를 삽입했으며 이러한 치료에도 심장의 정상 율동이 돌아오지 않아 지체없이 바로 심장내과에서 심방중격결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좌심방에서 혈액을 빼내어 에크모에 연결하는 시술(left atrial venting via septostomy)을 시행했다.

에크모는 신체 내 혈액을 기계로 빼내어 산소를 공급해 다시 환자의 신체로 주입하는 장치로 심장 기능을 일시적으로 대신해 주는 기계를 일컫는다.

심기능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예측한 의료진은 장기이식센터의 이식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심장이식 대기자로 등록했다.

이식 후 예후를 좋게하기 위해 에크모 상태에서 공여 장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가 기계 호흡에 의존하게 하지 않고 기계를 삽입한 다음날 바로 발관(extubation)해 정상 생활을 이어가도록 유도했다.

이식수술에는 최근 미국 의료계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는 선진적인 방법이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심장이식 수술 방식에서는 공여자의 심장이 수혜자의 가슴으로 들어가기 전 혈관을 다 연결한 후 심장을 재관류하게 한다.

그러나 이번 수술을 집도한 심장혈관흉부외과 심훈보 교수는 좌심방과 대동맥을 먼저 연결한 후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나머지 혈관을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공여자 심장에의 재관류를 앞당겨 허혈시간을 단축하여 공여자 심장이 수술 후에 회복되는데에 도움을 준다.

수술을 마친 후 중환자실에서도 일반적으로 이식환자는 감염 때문에 격리된 상태에서 컨디션 관리를 목적으로 절대적 안정만을 취하는 경우가 많으나 영남대병원에서는 환자의 빠른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일반 병실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환자가 혼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등 원활한 협조가 이뤄졌다.

현재 환자는 이식수술 후 첫 번째 조직검사와 퇴원 후 시행한 두번째 조직검사에서도 면역거부반응 없이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 영남대병원 심장재활센터를 통해 정기적인 심장재활 치료를 받고 감염내과와 심장내과 외래 진료를 통해 새로운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아갈 예정이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심훈보 교수는 "심장이식 전까지 환자의 컨디션을 향상시켜 이식수술 후 경과를 좋게 만드는 것을 가교 치료(Bridge to Transplantation: BTT)라 한다”며 “이번 수술은 이러한 가교 치료가 잘 적용된 사례다"고 말했다.

심장내과 최강운 교수는 "이식수술은 진료과 간의 협조와 의료진의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영남대병원의 강점인 다학제 협진을 바탕으로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의 소중한 심장이 건강하게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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